이민상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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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여름 때쯤 일이다.
몇몇 친구들과 세상 돌아가는 얘기를 안주삼아 소주잔을 돌리던 자리에서 이민에 대한 말들이 나왔다.

한 친구가 자기가 아는 중소기업체 사장이 조만간 이민을 간다는 얘기를 했다.이민을 가는 이유가 현재의 불안한 경제상황이나 자녀교육문제 때문이 아니라 미래에 대한 희망이 없어서 간다는 것이었다.

각종 게이트로 대변되는 부정부패로 얼룩진 ‘국민의 정부’를 지켜보는 당시 상황으로는 이민이란 것에 충분히 공감을 했지만 희망없는 미래가 이민의 이유라는 부분에 대해서는 다소 부정적인 견해를 내비친 적이 있었다.

연말에 대통령 선거가 있고 새로운 정부가 들어서면 그래도 나아지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서였다.
‘참여정부’가 들어선 지도 6개월이 지났다.

얼마 전 한 TV 홈쇼핑업체가 ‘이민상품’을 팔았는데 사상 최고의 대박이 터졌다고 한다.
이 업체가 내놓은 상품은 캐나다 마니토바주에 독립이민이나 기술교육이민, 기업이민을 원하는 사람들에게 일정한 수수료를 받고 알선.수속, 현지답사 등 이민의 전과정을 주선해 주는 프로그램이다.

지난달 1차로 이 상품을 내놓자 방송 80분 동안 모집정원 1000명에 거의 육박하는 983명이나 신청해 175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한다.
이달 들어 4일 판매한 2차에는 1차 때보다 3배나 많은 2953명이나 몰렸다.

이 중 68.9%가 현지에서 어학 및 기술교육을 받은 후 이민 자격을 주는 기술교육이민을 신청했다.
기술교육이민은 1년 동안 현지에서 영어교육을 받으면서 자동차 정비, 중장비기술, 장거리트럭 운전, 벽돌공, 목수, 재봉사, 용접공 등의 기술을 배운 후 취업비자를 취득하면 연방이민보다 자격요건이 까다롭지 않아 쉽게 이민이 가능하다고 한다.

신청자를 연령별로는 보면 20대와 30대가 각각 10.9%, 49.5% 등으로 전체 신청자의 60%를 차지했다.
이밖에 40대 31.7%, 50대 6.6%, 60대 1.3% 등이라 한다.

봉이 김선달이 대동강 물을 팔아먹었듯이 그야말로 아이디어 하나로 재고없고 투자비 거의 없는 무형의 상품인 이민상품을 개발한 홈쇼핑업체도 이렇게까지 대박을 터뜨릴 줄은 몰랐다고 한다.

이민상품을 개발한 업체 관계자는 사회적으로 너무 큰 반향을 일으켜 오히려 걱정이라고 했다.
언젠가 대한민국이 살기가 좋아져 이민 갔던 사람들이 다시 고국으로 돌아오고 싶어 하는 날도 있었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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