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貨幣)과 기부문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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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익순 제주도 복지청소년과장
돈(貨幣)은 인류가 삶을 영위하는데 필수불가결한 재화이다. 현대사회에서의 돈은 가치척도의 수단과 재화축적의 목적을 넘어, 삶의 질을 결정하는 중요한 매체로 작용한다. 하지만, 빈부격차에 따라 삶의 질이 비례하는 건 아니다. 돈으로 집은 살 수 있으나, 행복한 가정은 살 수 없듯이, 행복의 척도는 내면의 사유에 있기에 말이다. 일제강점기 이후 우리나라는 돈과 관련한 부정부패악습이 만연되어 왔다. 정경유착과 뇌물수수, 부동산투기, 일확천금을 노린 한탕주의. 돈을 버는 목적이 부의 축재수단으로 전환된 목적과 수단의 대치현상 등. 지난 반세기 동안 우리사회는 급속한 산업화로 부유한 상층집단이 형성되어 왔다. 그들은 고귀한 신분에 따른 윤리적 의무를 망각한 한국의 천민적 졸부집단이었다. 이들은 윤리적 의무를 경제적 낭비, 사회적 과시에 불과한 것쯤으로 여겼다. 이들의 황금만능주의 과소비향락은 선량한 대다수서민들에게 상대적 박탈감과 소외감을 안겨주었다. 서민들에 각인된 졸부의 부정적 이미지는 부자에 대한 존경심보다는 질시 그 자체이다. 돈은 추잡한 것으로, 부자에 대해서는 냉소적으로 감정의 골은 깊어졌다. 빈곤의 늪에서 허우적대는 서민들의 처절한 허탈감은, 빈부양극화의 갈등으로 점철되기에 이르렀다.

다만, 최근에 사회적 책임에 관심이 증가하면서 기부문화가 확산되어가는 추세이다. 부유층 일부에서 기부활동과 재단설립 등, 부의 사회적 환원이 점차 확대되고 있다. 매우 고무적인 일이다. 이는 소박한 자선행위를 초월한 부유층의 책무이행이라고 보아도 좋을 게다. 부유층의 신분윤리는 자신의 위치와 책임을 자각하고 사회적 약자를 돕는 일이다. 더불어 살아가는 사회공동체 구성원으로서 당연한 일이 아니겠는가. 자신의 신분에 맞는 윤리와 직분을 다할 때, 그 사람의 사회적 지위는 시나브로 격상된다. 세상에는 근검절약과 피땀 어린 노력으로 모은 재화를 사회에 환원하는 사람도 많다. 사회공동체를 위한 구휼(救恤)과 공공의 이익을 위해서이다. 넉넉하지 못한 처지에서도 선행을 베푸는 사람도 많고, 익명의 독지가들도 있다. 이런 훈훈한 인정과 미덕이 있기에, 사회공동체가 지탱되는 게 아닐까. 현대인들은 돈의 위력에 무기력하고 돈에 옭매여 살고 있지는 않은가. 돈을 버는 것은 인간의 완성에 근접하기 위한 수단일 뿐, 돈을 버는 것 자체가 목적일 순 없다.

우리사회엔 구휼과 온정이 필요한 노인, 장애인 등 사회적 약자와 어려운 이웃이 많다. 국가와 지방정부에서 이들을 모두 아우르기엔 한계가 있다. 민?관?기업, 국가사회가 공동으로 대처해야만 될 일이다. 어려운 사람들에게 나눔을 전하는 푸드마켓(pood market)도 있다. 하지만, 기부물품의 절대부족으로 곳간이 비어있다는 애절한 소식이다. 베풀고 나눔의 기부문화확산은 현대인이 요구받는 시대적 책무인지도 모른다. 일상이 팍팍하지만, 너와 내가 함께 가는 공동체사회를 위해서. 돈을 어디에, 어떻게 쓰느냐는 사고의 문제이다. 돈을 씀에 있어 어려운 이웃에 베풀고 나눔을 실천하는 미덕. 이것이 곧 인간선행의 고귀한 가치는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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