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 마시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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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사람들은 술을 마실까. 즐거워서도 마시고 괴로워서도 마신다. 커피, 차 등 다양한 기호식품이 있지만 오랜 세월 인간과 희로애락을 함께 해온 것은 역시 술이다.

로마신화에 술의 신(神) ‘바커스’가 나오는 것을 보면 아마도 인류의 기원과 맥을 같이했던 것 같다. 역사적으로는 BC 5000년경 메소포타미아 농경민들이 맥주를 만들어 마셨다는 기록이 있다.

이곳에서 출토된 토제 분판(粉板)에서 맥주를 빚었던 흔적이 나온다. 세계 최고 문명의 발상지답게 가장 먼저 술을 만들어 마셨던 것이다. 최근 이라크전쟁으로 이집트와 함께 처음 문명이 시작된 이곳 티그리스.유프라테스강 유역의 도시가 초토화한 것을 보면서 역사의 흥망성쇠를 실감한다.

그러나 당시 이들이 마신 술은 취하려고 마시는 술이 아니라 종교의식용 술이었다. ‘신의 선물’이었으므로 대취(大醉)해서 스스로 건강을 해치고 이런저런 불미스런 사고로 이어지게 하는 술은 아니었을 것이다.

그러고 보면 인간은 술을 준 신의 뜻을 거역한 셈이다. 남자다움을 두주불사(斗酒不辭), 유주무량(有酒無量)으로 측정하려는 인식이 지배했기 때문이다.

하긴 그 원조는 이른바 역사 속의 영웅호걸들이다. 아직도 영웅호걸은 말술을 마시는 사람이란 등식이 대부분 사람들의 머리 속에 박혀 있다.
술과 시(詩)로 인생을 산 이태백 역시 주당(酒黨) 양성에 일조했다. 술과 인생을 하나로 보는 그의 잘못된 낭만이 수많은 모방 애주가를 낳게 했다. 이태백이 또다른 이태백 같은 사람들을 양산한 것이다.

역시 공자는 술도 성인답게 마셨다. 그는 많은 술을 마시면서도 통상 주법(酒法)에 어긋나지 않게 마셨다. “얼마를 마시건 주량에 따를 일이나 몸과 마음을 흐트러뜨릴 정도로 마셔선 안된다”는 게 그의 주도론(酒道論)이었다.

임어당의 주법도 배울 만하다. 그는 “때와 장소를 가려 술을 마시되 점잖은 자리에선 조금씩 천천히 마시고, 편한 자리에서는 낭만적으로 마셔야 한다”고 했다. 또 울적할 때 마시는 술은 난취하기 십상이므로 자제해야 한다고 했다.

남자들 세계의 지나친 음주로 인한 병폐가 어느 새 여자(주부)들 세계에까지 파급돼 안타까움을 더해주고 있다. 한잔 술 정도는 낭만을 위해, 또 고달픈 삶을 잊는 데 약이 되겠지만 알코올중독으로 이어지는 술만은 피해야 한다. 뭐니뭐니 해도 가정의 버팀목은 주부들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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