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만 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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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민 인명·재산 지키는 소방간부들의 체력검정 현장
20대 못지않은 '뚝심' 자랑 전원 통과
"소방관들에게 체력은 필요 아닌 필수"


평균 나이 50세, 깊은 주름이 새겨진 이마엔 땀방울이 쏟아지고 “하늘이 노랗다”며 말도 잇지 못해 헐떡이는 숨소리가 여기저기서 터져 나왔다.
25일 오전 9시 제주종합경기장 주경기장에서 치러진 도내 소방간부 체력검정 현장.

나이를 속이지 못하듯 ‘배불뚝이’ 간부들도 눈에 띄었지만 팔굽혀펴기, 윗몸일으키기에서 1분에 한 개를 더 하기 위한 이들의 투지는 20대 못지 않았다.

화재와 각종 재난사고에서 도민의 생명을 구하고 재산을 지켜내야 하는 소방관은 현장을 누벼야 하기 때문에 체력은 필수이다. 부하들에게 영(令)을 내리는 간부라고 체력검정에서 예외는 아니다.

국방부도 1999년부터 영관급 장교는 물론 장성들까지 체력검사를 실시, 평소 운동 부족으로 불합격된 군 간부들을 강제 전역시키는 등 체력을 중시했다.

매년 치러졌던 소방간부 체력검정. 그러나 올해부터 1등급은 인사고과에 3점이 반영되기 때문에 체육대회를 방불케 하듯 서로 선의의 경쟁이 치열했다.

이날 대상자들은 소방활동으로 나라를 깨끗이 한다는 의미인 ‘육각수’ 계급장 1개를 단 소방위부터 3개를 단 소방령까지로 각 파출소장에서 각 소방서 과장, 방재본부 계장까지 간부 39명이 모였다.

체력검정은 순발력을 측정하는 50m 달리기, 근력과 지구력을 측정하는 팔굽혀펴기, 윗몸일으키기, 제자리 멀리뛰기에 이어 하이라이트인 1200m 달리기순으로 이뤄졌다.

연령에 따라 점수를 차등화하지만 50세의 경우 1분에 윗몸일으키기 35개 이상 및 팔굽혀펴기 29회 이상, 50m 달리기 7.7초 이하, 주경기장 트랙 3바퀴를 도는 1200m 달리기는 5분4초 이내로 들어와야 1등급이다.

더구나 인사고과에서 0.5점 차로 승진 당락이 좌우되고 대통령 표창을 받아도 가산점이 1점만 부여되는 반면 체력검정 1등급은 3점이 부여되므로 이날 체력검정에서 봐주기, 등급 올리기 등은 언감생심. 경쟁이 치열한만큼 측정도 정확하다.

방재본부 이재현 소방정보통신계장(57.소방령)은 “체력이 받쳐줘야 남을 구조하고, 불을 끌 수 있기 때문에 평소 운동을 하며 체력을 단련하지 않을 수 없다”며 “그래도 나이는 속이지 못해 체력검정에 힘이 부칠 때가 있다”고 말했다. 이날 최고참인 이 소방령은 꾸준히 운동을 해왔기 때문인지 1200m에서 좋은 성적을 냈다.

아울러 방재본부 강재현 구조계장(54.소방령)도 윗몸일으키기를 38개나 하는 기염을 토했다.
강 소방령은 “사람 생명의 경각이 달린 구조업무를 맡는 119대원들에게 체력은 필요가 아닌 필수”며 “현장을 지휘를 하는 간부들도 때로는 위기 상황에 뛰어들 수도 있기 때문에 평소 체력관리가 철저해야 한다”고 밝혔다.

제주소방서 부희전 방호과장(55.소방령)은 “방재본부와 제주서, 서귀포서, 서부서까지 4곳에서 온 간부들이 체력검정을 하기 때문에 서로 경합이 붙기도 한다”며 “젊은 사람들도 힘이 부치는 1200m 달리기에선 별이 보일만큼 숨이 턱까지 차지만 중도에서 포기하지 않고 모두 최선을 다했다”고 말했다.

원종관 중문파출소장(42.소방위)은 올해 시민마라톤에서 특별상을 받은 체력을 과시하며, 불혹의 나이에도 29초 만에 윗몸일으키기를 41개나 해냈다.
이날 나이든 간부들 모두 전 종목에서 중도포기 없이 체력검정을 무사히 마쳤다.

그런데 올해 40대1을 기록한 지방소방공무원 신규 채용에서 지원자 500여 명 중 40%는 체력검정에서 떨어져 필기시험 응시조차 하지 못했으며, 20대 남자들도 1200m를 완주하지 못하거나 턱걸이를 3개도 하지 못해 탈락한 지원자가 많아 과거보다 체력이 약해진 젊은이들이 많다고 간부들은 한마디씩 했다.

PC방에서 놀거나 집에서 인터넷을 즐기다 보니 소방관을 지원하는 젊은이들 중에도 기본 체력 미달자가 많다는 것.
한편 이날 체력검정에서 1등급(3점)을 받은 간부는 3명, 2등급(2점)은 15명, 3등급(1점)은 21명으로 나타났고, 4등급(미달)은 한 명도 나오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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