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연숙 개인전 '거문오름으로부터' 19~23일 문예회관 2전시실
김연숙 작가의 작업실은 거문오름 초입에 자리했다. 오름 능선이 시야로 스며드는 곳이다.
수백만 년 전, 거문오름이 폭발했다. 용암은 분화구마저 허물고 세차게 흘러내렸다. 차츰 용암이 식더니 지하에 만장굴과 김녕굴, 벵듸굴을 빚어놓았다.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인 거문오름계 용암동굴이다.
그리하여, 거문오름은 세계자연유산의 모체요 분화구는 그 시원이다.
여태 불 냄새 풍기며 옛 흔적을 오롯 간직한 거문오름. 김 작가는 거기서 생명을 발견했다. 가없이 수직상승한 삼나무, 향기로 대기를 수놓은 꽃, 능선 위 하늘과 반짝이는 별들….
거대한 혼돈현장인 거문오름에도 생명이 여지없이 존재한다는 사실이, 그에겐 너무 애틋했다.
당연, 그녀는 거문오름 생명을 보고 느낀 점을 캔버스에 옮겼다. 오름가는 길, 꽃분화구, 곶자왈숲, 천남성, 별-반딧불이…. 거문오름이 내재한 숱한 ‘생명의 기호’들이 화면에 그득하다.
김 작가가 바로 당신을 ‘거문오름으로’ 초대한다. 19~23일 문예회관 제2전시실에서 ‘거문오름으로부터’란 주제로 개인전을 열고서다.
당신은 초대에 응할 때 보랏빛하늘을 이고 마냥 뻗은 삼나무길로 진입해 시간마저 딱딱하게 응고된 거문오름에 올라 그곳 분화구에서 싹 틔우고 번성한 생명의 숲을 만날 수 있으리라.
생명의 의미에 대한 성찰이, 파도처럼 밀려들 터.
초대일시 19일 오후 6시. 문의 016-697-6162.
<김현종 기자>tazan@jeju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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