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한 숫자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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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세상 모든 것은 숫자로 표현된다.

가장 두드러진 경우는 프로들의 세계다.

성적은 숫자로 나타나고 이로써 평가절상 되거나 평가절하 된다.

심지어 사람을 소개받는 자리에서도 숫자는 빠지지 않는다. 나이가 몇이고 식구는 몇인가 등으로 시작하는가 싶더니 어느새 연봉이 얼마인가가 주 관심사다.

화투놀이 고스톱에서도 숫자를 모르면 이길 수 없다.

숫자놀이가 슬퍼 보이는 21세기다.

하지만 기독교의 천지창조가 그렇고, 불교의 해탈 과정에 등장하는 숫자가 그렇듯이, 숫자는 시작과 끝을 상징한다. 혼돈의 세계에 질서를 부여하는 것은 숫자라는 의미다.

결국 숫자놀이는 제 하기에 따라 삶에 윤활유가 될 수 있다는 얘기와 일맥상통한다.

▲‘구구팔팔이삼사(9988234)’라는 말은 널리 알려져 있다.

99세까지 팔팔하게 살다가 이틀을 앓고 3일 만에 죽는 것이 행복한 인생이라는 뜻이다.

이 말은 서로 술잔을 들어 마시는 자리에서 외쳤던 건배사로 시작했다고 한다. 이제는 유행 단계를 넘어 스스로 건강관리에 관심을 갖고 질병예방에 힘쓰라는 상징적인 숫자가 됐다.

최근엔 ‘3010 Walk & Bike’ 캠페인이 전국적으로 확산일로다.

30분 이내는 걷고, 10㎞ 이내는 자전거를 타자는 운동이다.

국민체육진흥공단이 국민체력증진을 위해 벌여왔던 ‘7330’(일주일에 3일, 그리고 하루에 30분 이상 운동하자) 캠페인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한 것이라고 한다.

‘3010’은 인간과 환경과 성장이 맞물려 돌아가는 종합 캠페인이라 할 수 있다.

▲건강한 노년생활을 위해 ‘일십백천만 법칙’도 유행이다.

하루에 한 가지 이상 좋은 일 하고, 하루에 열 번 이상 크게 웃으며, 하루에 100자 이상 글을 쓰고, 하루에 1000자 이상 글을 읽으며, 하루에 10000보 이상 걷자는 다짐이다.

가령 좋은 일은 거리의 담배꽁초만 주어도 될 터이고, 가족과 이웃과 즐거운 마음으로 대화를 나누다보면 웃을 일도 많아질 터이다.

또 하루 100자 글쓰기는 누군가와 만난 사실만 정리해도 될 터이고, 1000자 글 읽기는 신문에 난 칼럼 한 꼭지만 읽어도 될 터이니 치매 예방에도 좋을 듯싶다.

결국 ‘일십백천만 법칙’은 ‘구구팔팔이삼사’를 위한 실천전략인 셈이다.

비단 노인들만이 아닌 모든 세대들에게 해당되는 숫자놀이가 아닌가.

행복한 숫자놀이, 본격적인 독서의 계절을 맞아 시작해볼 일이다.<김범훈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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