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자유도시 언어 경쟁력-홍콩에서 배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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③주제별로 말하기
"학생 행사의 날은 100% 영어로"
'싸구려 자선 판매의 날'은 영어 세일 한마당
주제별 '독서기록장' 만들어 책 내용 발표케


홍콩의 각급 학교 교육제도는 대학 진학 전까지 3가지 과정으로 이뤄진다.
우선 유치원(Kindergarten:3~5세)과 6년제 초등학교(Primary School:6~11세) 과정은 한국과 비슷하다. 그러나 중학교(Secondary School:12~18세)는 우리의 중학교와 고등학교 과정을 통합한 7년제다.

중학교는 학년에 따라 초등중학 과정(3년제), 고등중학 과정(2년제), 제6과정(Six Form.2년제)으로 구분된다. 제6과정은 대학 진학을 준비하는 예비 코스로 별도의 시험을 거치게 된다. 학습능력이 떨어지거나 대학 진학이 필요 없는 학생들은 직업교육과정에 들어간다.

초등학교 6년과 초등중학 과정 3년까지는 무상 의무교육이다.
홍콩의 영어교육은 초등학교에서 중학교까지 단계별로 연계성을 갖는다.
초등학교에선 큰 소리로 읽는 것을 최우선으로 한다. 그리고 나서 동료들이 말하는 내용을 같이 듣도록 해 의사 소통 능력을 키워간다(본지 10월 13일자 7면 보도). 때문에 학생들은 초등학교를 졸업할 때면 영어로 의사소통 하는 데 필요한 기초적인 소양을 갖추게 된다.

중학교에선 이를 발판으로 한 단계 높은 영어교육이 이뤄진다.
교육은 주제별로 자기 의사를 표현하고 발표하는 데 역점을 둔다.
주제는 실제 사회 생활 중에서 자유롭게 선택하도록 한다.

홍콩 시내 중학교 교문 앞.
학생들이 삼삼오오 등교하는 모습은 영락없는 제주도내 중학교 앞이었다.
그런데 그들이 대화를 나누는 언어는 영어가 아닌 중국어(광동어)였다. 순간 중국 본토에 서 있는 착각이 들었다.

이윽고 교정에 들어서자 놀라운 변화가 일어났다.
학생들 사이에서 광동어는 서로 약속이나 한 듯이 순식간에 사라지고, 영어만이 자리할 뿐이었다.

한 남학생은 “학생 행사가 열리는 날은 모두 영어만을 사용해야 한다”면서 “오늘은 ‘Jumble Charity Sale’(싸구려 자선 판매)의 날”이라고 말했다.

그는 “중국 광둥 지역의 또래들이 불우한 환경에서 생활하고 있어 이들의 학비 마련에 보탬을 주고자 학생들이 스스로 마련한 행사”라고 소개했다.
행사 장소인 학교 강당 안.

벽에 붙여진 포스터, 한 쪽에 놓인 팸플릿, 감사의 카드 등도 모두 영어로 쓰여 있었다. 나중에 듣기론 이 작품들은 학생들이 직접 만들었다 한다.
잡화 세일 품목들이 진열된 탁자에 모여 선 학생들은 축제날인 양 즐거운 표정들이었다. 영어로 하는 세일 흥정이 제대로 되지 않는지 강당은 웃음과 박수의 도가니였다. 물건을 파는 사람도, 물건을 사는 사람도 학생이니 그들만의 영어 세일 한마당이었다.

학생들은 이 행사를 위해 부모와 졸업생 그리고 여러 회사에 영문으로 편지를 띄워 물품을 후원받기도 했다. 광둥지방의 또래들에게 친구하고 싶다는 편지도 보냈다 한다.

학생들은 행사가 끝나면 각자 행사에 대한 ‘Personal response’(자신의 느낌)란 제목으로 숙제를 해야 한다. 행사 경험담을 영어로 표현해 학급에서 발표하는 과정이라는 것.

영어 담당교사는 “이 같은 자선 행사는 영어 학급에서 시작돼 학교 전체로 확대됐듯이, 사회 공동체로도 확산될 수 있음을 보여주는 산 교육 현장”이라며 “영어에 흥미를 느끼게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다른 사람을 돕는 자세도 체험할 수 있는 효과 만점의 행사”라고 말했다.

이처럼 홍콩 중학생들은 ‘어려운 친구를 돕자’와 같은 주제를 실제 생활경제에 접근시키는 방식을 통해 영어사용 영역을 넓혀가고 있었다.
선생님에 의하지 않고도 학생 스스로 언어 구사력을 개발해 나가는 현장이었다.

수업의 또 다른 방식으로 ‘확대 읽기 활동’이 있었다.
학생들은 주제를 정하고 이에 맞는 책을 선택해 읽는다.
‘Book review form’(독서 기록장)을 만들어 자신이 읽은 책의 내용이나 특징을 영어로 기록하고, 발표하는 방식이었다.

3학년이 되면 인터넷을 통해 정보통신 영어와 친숙해진다.
학생들은 교사가 제시한 주제별 영어 작문을 완성하는 과정에서 인터넷을 활용하게 된다.
인터넷은 학생들에게 영어 단어와 문장 이해의 폭을 넓혀 주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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