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반의 실패’로 급추락한 平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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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 분단 후 처음 열린 민간 차원의 민족평화축전은 폐막 때까지도 성공한 것처럼 보였다.
북한 대표단 190여 명을 비롯, 제주도민 등 2만여 명의 남북 동포가 ‘하나 됩시다’라는 염원 아래 작품 전시.스포츠.민속 경기.노래와 춤 등으로써 민족 동질성을 확인했고 서로가 통일의 필요성을 절감했기 때문이다.

언제 이토록 수많은 남북의 민족끼리 만나 하나 된 적이 있었는가. 성화가 꺼질 때까지 정녕 남북은 하나로 보였다. 그러기에 북측 예술단원과 취주악단 200여 명의 불참에도 불구, 나머지 행사들에 충실하면서 모두가 즐거워했었다.

특히 행사 기간 중 양쪽 대표들은 축전 정례화, 씨름.마라톤.탁구 정기 교류전, 2008년 베이징올림픽 단일팀 구성문제까지도 논의했다.
제주도민들이 평화축전 폐막 순간까지도 크게 성공한 행사임을 믿어 의심치 않았던 이유도 그러한 데 있었다.

그러나 막상 속내를 알고 보니 그게 아니었다. 분통이 터지고 치졸하고 창피한 내막들이 숨겨져 있었다.
남북 조직위간에는 이미 이 축전과 관련, 220만달러, 즉 한화 약 26억원 상당의 현물.현금을 주고 받는다는 이면계약이 있었던 모양이다.

다시 말해 신성해야 할 남북 축전에 돈 거래 약속이 있었던 듯하다. 참으로 한심한 노릇이다. 북한과의 만남에서는 일거수일투족이 돈이 아니면 안 된다는 말인지 모르겠다.

결국 220만달러 문제로 27일 오후 5시 제주를 떠나려던 북한 대표단이 2차례나 남측과 긴급회의를 열었으나 결렬되는 바람에 늦게 돌아갔다니 향후 남북 양쪽의 태도에 따라서는 완전 실패한 축전으로 기록될 수도 있을 법하다.

들리는 얘기로는 막판 회의에서 남측 ‘조건 문서’를 본 북한 조평통위 전금진 부위원장이 “이런 건 없어, 없어”라며 퇴장해 버렸다니 이제 축전 정례화, 스포츠 정기 교류전, 베이징올림픽 단일팀 등도 어려워질 것 같다.
우리는 솔직히 남북 조직위 모두에 불쾌하다.

220만달러로 평화축전을 거래하려다 성공 직전의 행사를 급전직하로 추락시켜버린 것이 그렇고, 이런 내막을 속여 제주도민들에게 입장료를 받으려 했던 것도 그렇다.

어린 아이 장난도 아닌데, 호텔에서 남북 대표자간에 “돈 달라”, “못 준다” 옥신각신하다가 제 시간에 돌아가지도 못했으니 피차 얼마나 창피한 일인가. 남북축전은 절반의 실패만 되어도 다행한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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