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비스 사회 아름다운 사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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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0년대 후반 일본 유학 당시의 서비스 경험이다. 심야 아르바이트를 하고 집으로 가는 마지막 버스를 타려는데 버스표도, 동전도 없고 하여 하는 수없이 1000엔짜리를 보이며 거스름돈을 받지 않을 테니 그냥 태워 달라고 사정하였다.

그런데 의외로 기사 분은 친절한 표정으로 집주소를 적어주면 잔돈을 보내주겠다고 하기에 적어드린 후 집에까지 오게 되었다. 며칠 후 버스회사와 기사 이름으로 그 날짜, 시간의 명기와 함께 우송료를 제외한 잔돈이 들어 있는 봉투를 받았던 일이 있었다.

설마 하며 반신반의까지 했던 터에 순간 충격은 지금도 남아 있다. 실로 5년 생활 동안 일본인들의 서비스 습성에 어쩌면 저럴 수가 있을까 하고 놀란 적이 한두 번이 아니었다. 일본인들은 손님과의 관계를 시종 친절과 사려로 대하는데 이는 분명 사회 습성화된 삶의 방식으로 그들의 특유의 소산이다.

12년 전 미국에서의 경험이다. 교수연수차 몇 명의 교수들과 함께 뉴욕에 도착한 후 작자를 비롯한 일행의 짐은 마중나온 여행사에 맡기게 되었다. 우리 일행들은 5시간 이상 여행 중 맡긴 짐에 신경이 가지 않을 수가 없었다.

그러나 여행이 끝나 호텔에 도착해 지정된 방문 앞에 가보니 자기 짐들이 이상 없이 기다리고 있었다. 이런 서비스가 지금은 보통이지만 그때만 해도 ‘놀랄 서비스’였다. 이러한 서비스는 신뢰와 확신으로 혜익을 정형화한 제도적인 서비스 형태이다.

우리나라도 이런 서비스가 없는 것은 아니다. 늦게나마 지금에 우리의 항공, 호텔, 병원, 철도, 은행, 택배, 유통판매업 등은 서비스선진형이라 할 만큼 손색이 없으며 항공, 호텔, IT산업의 일부는 국제경쟁대응력을 가지고 있다.

한 예를 들면, 3년 전에 제주공항에 내리는데 지체부자유 고객을 비행기 좌석에서부터 트랙을 거쳐 휠체어에 태워 항공 남자 직원이 밀고 여자직원이 붙임성 있는 서비스를 제공하는 모습은 감동을 넘어 아름다운 삶의 일면임을 노정하였다.

그 고객은 순간의 베품에 행복해 보였고 어쩔 줄 몰라했다. 항공, 호텔, 병원 등은 이미 노약자, 어린이, 환자 등 어느 누구에게도 이러한 맞춤형 서비스가 이루어지고 있다.

다음은 한 학생의 경험사례이다. 항상 지정된 노선버스를 이용하는데 그 중 한 기사 분이 버스를 타면 한결같이 “어서 오십시오” 또는 “안녕하십니까”, “안녕히 가십시오”, “천천히 내리십시오” 등의 인사를 한다고 한다. 그 뿐만 아니라 노약자나 어린이들이 오면 직접 나와서 안전하게 모시고 난 후 운전대를 움직이신다고 한다.

그래서인지 그 기사의 버스는 항상 손님들이 많고 이 학생 또한 그 버스를 타고 싶고 다른 손님들 마음 또한 내마음 같지 않겠나 하는 말이다. 여기에는 도덕적 정신이 넘쳐나는 ‘서비스 미덕’의 극치가 엿보인다.

생활 속 서비스로서 너무나 반듯하고 아름답다. 이렇게 서비스란 진정 진선진미(盡善盡美)로 덕성을 나누고 베푸는 것이다. 지금의 버스기사 서비스는 도덕과 정신으로 순수 인간적 서비스가 되고 항공사 남녀 직원의 서비스는 사회적, 공공적 서비스가 되는 편이다.

앞서 말한 미국이나 일본의 예는 제도적, 시스템적 서비스가 된다고 할 수 있다. 분명 서비스는 원초적으로 도덕적.정신적인 수고와 노력, 정신과 사려를 다하는 인간적 서비스에서 시작되고 있다.

그래서 사회적 서비스와 제도적 서비스도 중요하지만 사람에 의한 서비스를 우선시하는 서비스 관이 정착되기를 바라고 싶다. 며칠 전 제주도관광협회의 관광객의 제안접수에 따르면 접수된 130건 중 바가지요금, 불친절, 불편사항이 많다고 하는데 이는 인간적 서비스에 기인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서비스 사회 아름다운 사회’는 분명히 인간적 서비스에서 시작되고 있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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