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대 수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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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뭐라 해도 오래 사는 것은 축복이다.

그래서 ‘9988234’를 기대한다. ‘99’세까지 ‘88’하게 살다가 ‘2~3’일 아픈 뒤 세상을 하직(4) 하고 싶다는 것은 모두의 한결 같은 희망이다.

그러나 오래 사는 것이 축복이 되자면 여러 조건을 지켜야 한다.

가장 대표적인 조건은 아마도 욕심을 버리는 일일 것이다.

예로부터도 선비들은 노욕(老慾)이 생기면 노추(老醜)해짐을 극히 경계했다.

그리고 노추는 곧 노망(老妄)으로 이어지기 때문이었다. 대체적으로 성직자들은 일반인들보다 평균 수명이 높다.

특히 고승(高僧) 가운데는 80세를 넘긴 분들이 유독 많다.

이들은 속세를 떠나 욕심을 다스리는 법을 체득했기 때문일 것이다.

▲2010년 한국인의 기대 수명이 평균 79.4세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됐다.

여성은 82.5세, 남성은 75.9세로 여성이 남성보다 6.6년 더 오래 살게 된다고 한다. 이는 최근 통계청이 국제연합(UN)의 ‘세계인구 보고서’를 분석한 수치로 우리나라의 기대 수명은 조사대상 101개국 가운데 영국과 같이 세계 22위로 나타났다.

기대 수명은 내년에 태어나는 아이가 평균 79.4세를 산다는 뜻이다.

다시 말해 1985년 66.8세에 그쳤던 한국인의 기대 수명이 매년 가파르게 증가하면서 이제 곧 80세 시대가 열리고 있는 것이다.

지구상 최장수 국가인 일본 82.7세와의 격차도 3.3세로 줄었다.

그러나 북한은 67.3세로 75위를 기록, 세계 평균인 67.6세에도 미치지 못했다.

▲우리 전통으로 오복(五福) 가운데 으뜸으로 삼은 것은 장수였다.

하지만 오늘날은 장수한다고 반드시 행복한 것만은 아니다.

건강하게 살 수 있는 나이를 일컫는 건강 수명이 길어져야 하는 데, 우리 앞에 놓여진 현실은 그러지 못하기 때문이다.

당장에 직장생활은 짧아지고 노후대책은 충분하지 못하다.

퇴직 후엔 마땅한 일자리를 찾을 기회란 거의 없다.

기업 근로자의 평균 퇴직연령이 55세 이하인 점을 감안해보자.

80세를 기준, 앞으로 25년 이상을 할일 없이 지내야하는 직장인들의 한숨이 들릴 만하다. 심지어 끔찍하다는 말까지 나올 법하다. 그러고 보니 기대 수명 80세 시대는 마냥 좋은 소식이 아니다.

<김범훈 논설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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