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여름이 가기전에
이 여름이 가기전에
  • 김범훈
  • 승인 2002.0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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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일부터 전국을 강타했던 집중호우가 17일 주말을 고비로 사실상 소멸됐다.
당분간 큰비도 없고 무더위도 한풀 꺾일 것이라니 적이 안심이다.
그러나 이 시각 낙동강 하류 침수지역 상황은 한마디로 참담하다.
일부 지역은 본격적인 복구작업이 한창이지만, 황토색 호수로 변해버린 생활 터전에서 완전히 물이 빠지기까지는 상당한 시일이 걸릴 것이라는 우울한 소식이 들려온다.
집이 수몰된 지 일주일째인 주민들에겐 말로 다할 수 없는 고통의 나날일 뿐이다.
게다가 피부병까지 확산되고 있으니 주민들은 이래저래 ‘3중고’에 시름시름 앓고 있다 한다.
그런 이들에게 희망이 보이고 있다. 피해 복구 ‘온정의 구슬땀’이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이 여름이 가기 전에 모든 수재민들이 희망의 아침을 맞게 되면 좋으련만….

▲지난 16일 서울 KBS 본관 사장실.
팔순 실향민으로 제주에서 요양 중인 강태원 할아버지(83.경기도 용인시)가 불우한 이웃들을 위해 써 달라며 평생을 모은 270억원어치 전 재산을 쾌척했다. 진한 감동이 우러나온다.
그는 전국의 막노동판을 전전하며, 그리고 시장에서 쉰 떡을 사 먹어가며 한푼 두푼 모아 포목상을 차리고, 다시 운수업, 부동산 등으로 진출하면서 억척스럽게 돈을 모았다 한다.
“돈 있는 사람들이 앞장서야 돼. 재산을 자식에게 나눠 주지 말고 사회에 환원해야 우리 사회가 살아. 내가 모범이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어.”
돈 있다고 거들먹거리는 일부 재력가들이 이런 마음을 지닌다면 얼마나 좋을까.
그런 점에서 제2, 제3의 강 할아버지와 같은 아름다운 나눔이 계속되기를 기대해본다.
이 여름이 가기 전에 말이다.

▲이제 얼마 없어 가을을 맞게 된다.
우리나라는 가을이 유난히 아름답기로 가히 세계적이다.
여기에는 맑고 깨끗한 마음으로 결실의 계절을 맞이하자는 다짐이 그 바탕이다.
그러함에도 올 가을 하늘은 더욱 아름다울 것이라는 예감이 든다.
이웃의 불행을 헤아릴 줄 아는 마음과 실천이 묻어나기 때문이다.
오늘 조금이라도 여유있는 분들에게 권해본다. 어디 이 예쁘다 할 가을 하늘을 그리는 데 동참하고 싶잖은가.
이 여름이 가기 전에, 수재민돕기에 참여하는 것도 그 일환이 될 것이다. 그러면 이들도 더욱 희망의 가을을 기다리지 않겠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