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실규명과 처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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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를 한다고 다 같은 정치인이 아니다. 정치를 위해 사는 정치가가 있고, 정치로 밥 먹고 사는 정치가가 있다. 유감스럽게도 우리 정치판은 전자보다 후자가 압도하고 있다.

물론 국가와 국민의 안위를 걱정하며 의정활동을 하는 정치인도 있지만, 자신의 영달에 눈이 어두운 정치인도 많다. 작금의 정치권을 보고 있으면 두 눈과 귀가 의심스럽고 숨이 막힐 정도다.

잔꾀는 왜 그리 많고, 변명과 거짓말은 왜 그토록 밥먹 듯 하는지 눈 뜨고 볼 수 없다. 비리 혐의에 무조건 오리발부터 내밀기 일쑤고, 심지어 뇌물수수 사실이 드러나 감옥살이를 하면서도 “나는 억울하다”고 끝까지 버틴다. 부끄러워 하기는커녕 당당하기까지 하다.

하긴 지식인 가운데 정치가처럼 머리를 쓰지 않는 사람은 없다. 과학자와 예술가의 머리는 너무 많이 써서 뇌값이 몇 푼 안되지만, 정치가의 뇌는 덜 사용됐기 때문에 가장 비싸다. 프랑스 유머에 나오는 말이다.

그래도 이 쯤은 애교로 넘길 만하다. 머리를 쓰지 않는 것과 비리는 직접적
인 관련이 없다. 이 정도는 유권자와 국민들이 다그치면 달라질 수도 있다는 기대라도 할 수 있다.

문제는 정치.경제발전과 민생문제에 머리를 쓰기보다 선거자금이나 받아 챙기자는 속셈이다. 들통날 때 들통나더라도 일단 받아 쓰고 보자식이다. 설사 들키더라도 정치자금이라고 잡아떼면 그만이기 때문이다.

불법 정치자금과 뇌물을 끌어모으는 정치인들의 노력이 민생문제에 집중만 됐어도 정치판은 불법자금.뇌물판이 되지 않았을 테고, 빈부격차도 더 벌어지지 않았을 것이다.

사람의 혀는 진리와 이성의 기관이자 과오와 중상(中傷)의 기관이기도 하다. 정치가의 혀가 어느 기관이어야 할 것인가는 구차한 설명이 필요없다. 항상 도리에 따라 판단하고 행동하지 않으면 안된다.

대선자금 수사를 정치제도 개혁의 전환점으로 삼으려는 정치권의 의지는 높이 살 만하다. 노무현 대통령은 “100% 정직하게 고백하는 게 좋겠다”고 했고, 한나라당 최병렬 대표는 “앞으로 중앙당 자격이든, 국회의원 자격이든 기업에서 직접 돈을 받는 일을 절대로 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보다 중요한 것은 대선자금 진실 규명은 물론 처벌이 전제돼야 한다는 점이다. 여야 정치권은 어떤 희생을 감수해서라도 이번만은 환골탈태해 반드시 말에 책임을 지는 한국정치의 달라진 모습을 보여줘여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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