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튀기’의 결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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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튀기’란 말은 명사로서 혼혈아, 잡종 등을 나타내는 우리말이다.
인종이 다른 두 사람 사이에서 태어난 아이나 종류가 다른 두 동물 사이에서 난 새끼잡종을 가리킨다.

동사적 의미로는 ‘감자를 기름에 튀기다’ 등의 튀긴다는 의미로 쓰이거나 ‘공이 튀어오르다’ 할 때의 의미 등으로 사용되고 있다.
신세대의 상징인 ‘튀기’라고 한다면 아마도 공이 튀어오르는 의미가 적용될 듯 싶다.

일반적이고 통상적인 것을 거부하고 남보다는 다른 행동이나 옷차림, 말하기 등등 신세대가 추구하는 새롭고 색다른 행태를 통틀어 ‘튀기’라고 말할 수 있겠다.

머리를 총천연색 컬러로 염색하기, 청바지를 찢어 입거나 몸에 안 맞는 헐렁한 옷 입기, 귀나 혀, 배꼽 등 신체의 특정부위를 뚫어 링 같은 장신구로 치장하는 피어싱(piercing)하기, 국어사전에는 없는 은어쓰기 등등 신세대들은 항상 새로운 튀기에 열중한다.

이러한 신세대의 튀기행태는 점차 기성세대에서도 일상적으로 나타나고 있고 고위공직사회에서도 ‘튀기’가 심심찮게 등장해 세간에 화제를 뿌리고 있다.

요즘 고위공직자 가운데 대표적 튀기의 사례로 최낙정 전 해양수산부장관과 송광수 검찰총장을 들 수 있겠다.
해양부 재직시절 ‘공무원이 설쳐야 나라가 산다’라는 에세이집을 펴내 ‘튀기’를 보여준 최 전 장관은 장관 취임 후에도 튀기 언행을 거침없이 계속했고 노무현 대통령이 태풍 ‘매미’ 상륙 때 오페라를 관람한 사실이 구설수에 오르자 “왜 우리는 태풍이 올 때 대통령이 오페라를 보면 안되는 나라에서 살아야 하는가”라고 말해 그 행태가 절정에 달했다.

송광수 검찰총장은 총장 취임 이후 정치권의 검은돈 비리에 대해 거침없는 독설을 자주 퍼부었고 SK비자금 등 대선 불법자금 등에 대해서는 성역없는 수사를 벌이겠다고 공언하는 등 튀고 있다.

수사를 담담한 대검 중수부 등에 대해서는 “외압을 막으라고 총장이 있는 것”이라며 검사들을 독려하는 등 거침없는 행보를 보이고 있다.
대통령을 향한 용비어천가를 부른 최 전 장관은 취임 13일 만에 낙마해 현 정권 최단명 장관이라는 기록을 남겼다.

송 총장의 경우 그를 지지하는 인터넷 팬클럽이 개설됐는가 하면 보약 보따리 선물도 받았다.
보약 한 재와 10㎏들이 쌀 한 포대, 칼국수 등을 보낸 사람들은 송 총장에게 “보약으로 힘을 내고 햅쌀로 묵은 체증을 씻어 버리고 칼국수처럼 외압에 끊기지 않으면서 칼같이 수사해 달라”고 주문했다 한다.

똑같은 튀기지만 누구를 향한 ‘튀기‘인가에 따라 결과는 천양지차인 듯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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