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늦여름 밤 제주시내 극장가에 젊은 연인들을 비롯한 관람객들의 발길이 많아지고 있다.

그동안 2002 한.일월드컵의 국민적 열기에 가려졌던 영화계가 활기를 찾고 있는 것이다.

여기에는 볼만한 수작들이 개봉된 점과 업계 스스로 소비자들의 눈높이에 맞추기 위한 서비스 차별화가 먹히고 있다는 분석이다.

그 대표적인 것이 하나의 극장 건물에 여러 상영관을 갖춘 멀티플렉스형 업그레이드 바람이다. 연말까지는 구제주권에 15개관, 신제주권에 10개관이 들어선다는 소식이다.

지난해 11곳에 비해 상영관 수가 150%나 증가하는 셈이다.

얼마 없어 9월이 오면 가을 바람이 솔솔 불기 시작한다.
런닝 타임 1시간30분이 주는 감동의 긴 여운을 갖는 시간들이 많아질 것 같은 예감이다.

▲연초에 제일기획의 브랜딩 마케팅연구소에서 서울 관람객 600명을 대상으로 영화 성향을 조사한 바 있다. 이 가운데 관람객을 성향별로 다섯 가지나 분류하여 흥미를 끌었다.

우선 ‘멧돼지형’. 월 평균 2회 이상 잡다한 장르의 영화를 보는 스타일이다.

둘째는 ‘가시나무새형’. 말 그대로 남과 여의 슬픈 사랑의 이야기를 선호한다.

셋째는 ‘오리형’으로 남들이 찾는 것만 적당히 골라서 본다. 넷째는 ‘숭어형’. 화려한 배우나 화면을 좋아한다. 넷째는 ‘거북이형’. 영화 보기를 1년에 한두 번 될까말까 한다.

물론 ‘멧돼지형’은 미혼이 압도적이었다. 반면 ‘거북이형’은 기혼이 많았다.

▲그러나 이 같은 성향도 서서히 깨지고 있음을 보게 된다.
어느 새 탑동과 연동지구 극장가엔 부부 동반 관람객들이 꾸역꾸역 모여들고 있다.

대개는 30대 초반에서 50대 초반이다. 심지어 나이 지극히 드신 노부부들도 보인다.

특히 토요일 심야 상영시간대엔 팔짱 낀 부부들의 발걸음이 두 자리 수 이상이다.

듣기로는 올 봄부터 매주 토요일 영화보기 부부 모임이 입소문으로 전해지면서 극장가 부부 나들이가 생겨나고 있다 한다. 이들은 영화 마니아라기 보다는 순수한 영화팬이다.

그래서인지 영화 선택도 복합상영관 현지에서 결정하는 경우가 많아진다는 전언이다. 예전의 ‘거북이형’에서 변신, ‘멧돼지형’을 즐기고 있는 것이다.

더욱 매력을 끄는 것은 영화가 끝났을 때다. 이들은 감자탕이나 순대국밥을 앞에 놓고 영화평을 나눈다. 잠을 잊게 하는 감칠맛에 집에 돌아오면 어느 새 새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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