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CT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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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무수히 많은 폐쇄회로 TV(CCTV.Closed Circuit Television)에 노출돼 생활하고 있다.
차를 몰고 거리에 나서면 속도위반을 감시하는 카메라가 곳곳에서 눈을 부릅뜬 채 지키고 있고 편의점.백화점과 현금지급기가 설치된 곳에도 CCTV가 우리의 일거수 일투족을 촬영하고 있다.

그 뿐만 아니라 엘리베이터, 주차장, 사무실, 접객업소 등 일상생활과 밀접한 곳에도 어김없이 CCTV가 우리를 째려보고 있는 듯하다.
이들 CCTV의 목적은 한결같다. 시민의 안전을 위한 범죄예방과 재산보호다.

실시간 모니터링과 영상 저장을 통해 각종 범죄를 예방하고 재산상의 피해
를 극소화할 수 있다. 더 나아가 범죄가 발생하더라도 범인을 쉽게 색출할 수 있는 기능을 제공한다. 산업기술이 발달하면서 등장한 CCTV는 이처럼 그 필요성이 인정되면서 감시와 통제가 필요한 곳이라면 어디든지 거미줄처럼 자리를 잡았다.

▲하지만 CCTV의 이 같은 유용성만큼이나 그 역기능에 대한 우려도 만만찮다. 그 것은 바로 사생활 침해 문제다. CCTV가 방범의 영역을 뛰어넘어 시민의 사생활을 침해해 물의를 일으킨 사례는 우리 주변에 부지기수다.

영국 작가 조지 오웰의 소설 ‘1984년’에서 독재자 빅 브라더는 텔레스크린으로 모든 국민의 사생활을 끊임없이 엿본다. 주인공 윈스턴의 일거수 일투족도 텔레스크린에 의해 철저히 감시당하고 성 본능마저 억압당한다. 이 소설은 텔레스크린에 24시간 감시당하는 미래사회를 묘사하면서 획일적이고도 잔인한 세계를 그려내고 있다. 1939년에 출간한 이 책은 가상의 미래사회를 담고 있지만 오늘날에 이를수록 그 상황이 정확히 들어맞는 느낌이다.

샤론 스톤이 출연한 영화 ‘슬리버’에서는 입주민의 안전과 편의를 위해 설치된 아파트의 CCTV가 그들의 사생활을 훔쳐보는 훌륭한 도구가 될 수 있다는 것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교통흐름을 원활히 하기 위해 설치한 제주시 교통정보수집기(CCTV)가 차도가 아닌 엉뚱한 곳으로 방향을 바꿔 수십분간 고정됐던 사실이 드러나 말썽이다. 더구나 당시 CCTV가 지켜본 곳은 민주노총 제주본부의 총파업 결의대회 현장이었다.

이 같은 정황이 알려지면서 교통흐름을 파악하기 위해 설치한 CCTV가 당초 목적 외 시민의 활동과 사생활을 감시하는 도구로 악용되고 있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제주시내 주요 도로변 등 도내 총 22개가 설치된 교통정보수집기 CCTV는 360도 회전이 가능하고 일부는 AVI(번호판인식기)까지 갖춘 최첨단 장비다. 교통흐름을 파악하고 정보를 제공하는 기능은 분명 매력적이다.

하지만 운영자가 카메라 방향을 틀어 다른 목적으로 이를 악용하고 사생활을 감시하고 있다면 이는 엄연한 인권침해다. 다수의 안전과 질서 못지않게 개인의 인권이 소중하다는 사실을 간과해서는 안 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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