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수 보호, 말로만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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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와 도의회 등 관계 당국은 지하수 보호를 말로만 하는 모양이다. 그러기에 지금 제주도내 일부 지역에서는 바닷물이 내륙 8㎞ 이상까지 침투하고 있는 것 아닌가. 이는 곧 지하수에 이상이 생기고 있음을 뜻한다.

예를 들어 한동.종달.수산 등 동부 3개 지구는 최장 내륙 8.4㎞까지 해수(海水)가 침투해 담지하수(淡地下水)를 함지하수(鹹地下水)로 바꿔 놓고 있다고 한다. 사실 바닷물 내륙 침투는 거리에 차이가 있을 뿐이지 도내 곳곳에서 흔히 발견되고 있다.

이뿐이 아니다. 도내 4개 시.군의 상당 지역들이 지하수 개발.이용 한계량을 이미 크게 초과하고 있다는 사실도 중요하다. 이러한 현상들은 제주 지하수가 총체적으로 위기를 맞고 있음을 보여 주는 것이다.

관계 당국들이 말만 앞세우지 말고 최소한 지난 10여 년 동안만이라도 확실한 의지를 갖고 실천과 행동으로 지하수 보호.관리에 철저를 기했더라면 사정은 훨씬 나아졌을 것이다.

제주도와 도의회는 올해 들어서도 말만 앞세웠을 뿐 행동면에서는 지하수 보호에 역행하고 있다. 몇 년 전부터 일부 도민 간에는 지하수인 ‘먹는 샘물’ 생산을 중단시켜야 한다는 의견이 대두돼 왔다. 그럼에도 제주도는 대한항공 계열사인 ㈜한국항공의 ‘먹는 샘물 지하수 개발.이용기간 연장허가 동의안’을 도의회에 제출했고, 또한 도의회는 그것을 통과시켜 주었다.

더구나 지난해 생산량 2500t보다 500t을 더 얹어 3000t으로 증산하도록 하는 친절까지 베풀어 주었으니 이러고도 제주도나 도의회에 지하수 보호 의지가 있다고 하겠는가.

지금 제주도의 상황으로는 ㈜한국항공이 문제가 아니다. 뜻 있는 인사들은 제주도가 운영하고 있는 개발공사의 ‘제주 생수’ 생산마저 언젠가는 지하수 보호를 위해 중단해야 할 운명이라며 걱정하고 있다. 이러한 마당에 제주도와 도의회가 ㈜한국항공의 지하수 개발을 연장해 주었으니 말과는 달리 행동이 너무도 엉뚱하다.

그리고 제주도가 민간 지하수 개발은 상당 부분 불허하면서도 자치단체의 그것은 모두 허가하는 것도 모범을 보여야 할 지방자치단체로서 취할 태도가 아니다. 아무리 광역상수도 개발 때문이라 해도 말이다. 결코 말만으로는 지하수를 보호하지 못한다. 실천과 행동이 앞서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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