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족평화축전, 그 후 1개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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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개월 전인 지난달 24일 오후 제주도의 밤하늘은 통일의 불꽃으로 물들었다.
이날 제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남북 민족통일평화체육문화축전(이하 민족평화축전) 개막식에서 백두산과 한라산에서 채화돼 하나로 합화(合火)된 불꽃이 ‘평화의 섬’이자 ‘조국의 최남단’ 제주도에서 시작돼 곧 동.서해안선을 따라 서서히 타오르면서 백두산까지 싸 감았다.

이 순간 제주월드컵경기장은 수백발의 폭죽이 제주의 밤하늘을 수놓는 가운데 통일의 염원으로 요동쳤으며, 이를 지켜본 제주도민 모두의 가슴에도 통일의 염원이 솟구쳤다.

190명의 민족평화축전 북측 참가단이 제주도민들과 함께 했던 4박5일은 ‘평화의 섬’ 제주발전에 대한 희망과 민족통일에 대한 벅찬 감동들이 제주 곳곳에서 넘쳐흘렀던 기간이었다.

비록 북측 참가단이 행사 참가에 따른 ‘개런티 지급 문제’로 행사 막판에 ‘오점’을 남겼으나 이 같은 오점이 민족평화축전 전체의 의미를 반감시키지는 못했다.

이처럼 제주도민 모두에게 격한 감동과 동포애를 안겨줬던 민족평화축전이 막을 내린 지 1개월이 지나고 있다.
남과 북의 문화인 및 체육인들이 만나 민족간 이질감을 해소하고 민족통일에 대한 공감대 확산 등을 목적으로 ‘우리 민족이 만납니다’라는 슬로건을 내걸었던 민족평화축전.

그러나 민족평화축전 이후 제주는 지금 기대와는 달리 행사에 대한 애잔한 추억은 차치하고서라도 과연 이 같은 형태의 ‘남북축전’이 제주에서 또다시 열리겠느냐 하는 의구심만이 점점 확산되고 있다.

처음부터 민간 차원의 행사로 치부, 이 행사에 적극적인 개입을 꺼렸던 정부의 책임을 묻지 않을 수 없지만 그보다 이 행사를 제주에 유치했던 당사자인 ‘민족평화축전 남.북측 조직위’의 진솔한 해명이 필요한 시점이다.

사실 이 행사를 준비하고 또 참여하는 과정에서 제주도민들은 한결같이 이 행사가 정례화되고 더 나아가서는 진정한 의미의 남북 평화축전으로 발전하기를 기대했다.

이와 함께 제주도민들은 민족평화축전을 통해 제주지역이 ‘반도의 끝자락’이라는 한계를 벗어나 남북 평화 또는 세계 평화에 이바지하는 ‘세계 평화의 섬 제주’로 발전하기를 기대했다.

그런데도 상황은 갈수록 비관적으로만 치닫고 있으며 상당수 제주도민들은 벌써 여느 행사들처럼 민족평화축전 또한 ‘일회성 행사’로 치부하고 있다.

더 나아가 제주도민들은 이번 제주에서 열렸던 민족평화축전이 과연 제주 발전에 얼마만큼 기여했느냐 하는 회의적인 시각마저 감추지 않고 있다.
흔히 ‘6.15 남북 공동선언’으로 촉발된 한반도에서의 남북 간 화해 무드는 이제 거스를 수 없는 ‘역사의 흐름’으로 자리잡고 있다.

갈수록 꼬이고 있는 이른바 ‘북핵문제’에도 불구하고 이제 과거처럼 남.북한 사이에 무력충돌 등으로 초래될 수 있는 긴장과 상호 비방은 더이상 재현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민족평화축전이 폐막된 지 1개월이 흐른 지금.
때마침 지난달 21일 남쪽 성화가 채화됐던 한라산 백록담은 이 같은 ‘세태의 냉혹한 분위기’를 알기나 하듯 내년 봄까지 제 모습을 감추고 두꺼운 겨울눈을 뒤집어썼다.

또 2개월 전인 9월 29일 남북 공동으로 북쪽 성화가 채화됐던 백두산 천지 또한 시베리아의 찬 바람을 동반한 두꺼운 겨울눈으로 자신을 감춘 채 따뜻한 ‘훈풍’이 한반도를 뒤덮을 내년 봄을 기약하고 있다.

그런 의미에서 올 겨울은 정부는 물론 제주도와 제주도민 및 민족평화축전 남.북측 조직위 모두 남북 교류협력 확산 및 남북 평화통일이라는 대승적 차원에서 제주 민족평화축전 재개최 문제를 긍정적으로 검토할 수 있는 ‘평화의 겨울’이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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