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감사하며 행복하게 살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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억대 연봉 박차고 나와 자신만의 카페 연 송영필씨
한때 대기업 삼성의 ‘싱크탱크(두뇌집단)’인 삼성경제연구소의 수석연구원으로 활동하며 억대에 육박하는 연봉을 받던 송영필씨(44)는 지금 제주시 애월읍 한담 바닷가에서 조그마한 카페 겸 레스토랑을 운영하며 하루하루를 행복하게 살고 있다.

무엇이 그에게 억대 연봉의 자리를 박차고 나와 아무런 연고도 없는 제주에 뿌리내리게 했을까?

19일 한담 바다가 내려다보이는 카페에 마주앉은 송씨는 “40대 후반이 되면 조직을 위해 살기보다는 ‘나를 위해 살자’라는 생각을 갖고 있었죠. 그런데 작년 2월에 제주에 내려와 이곳을 찾았는데 바다가 너무 예뻐서 ‘여기라면 행복하게 살 수 있겠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죠. 그래서 계획을 앞당겨 내려와 매일 바다를 보며 살고 있습니다”라고 말했다.

애월읍 한담 자전거도로 옆에서 카페 겸 레스토랑 ‘키친애월’을 운영하는 송씨는 하루하루를 감사하며 행복하게 살고 있다.

10년이 넘게 일해 온 직장을 벗어나 하루 24시간을 자기 자신에게 투자하고 자신의 행복을 위해 쓸 수 있는 지금 이 순간이 소중하다는 송씨는 틀에 박힌 생활을 벗어나 자유를 얻은 것이 가장 큰 수확이라고 말한다.

“현재 직면한 여러 가지 현실과 일에 치여 자신의 미래를 준비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아요. 경제적인 면에서 예전 수입의 절반도 못 벌지만 마음이 행복하니 하루하루가 즐거워요.”

제주의 바다가 좋아 제주에 정착한 그에게 제주사람은 또 다른 행복의 징검다리이다.

송씨는 “제주사람들은 배타적이고 폐쇄적이라는 편견과 선입견을 갖는 사람들이 많아요”라며 “하지만 직접 그들을 겪다보니 표현이 서툴지만 정이 많고 순수하다는 점을 발견하게 돼요.”라고 말했다.

제주의 문화와 풍습을 알려주고 영업에 필요한 부분을 조언해준 것도 낯선 제주사람들이었다. 한적한 도로변에 자리잡은 그의 카페를 찾는 사람들은 제주도민뿐만 아니라 여행객들도 많다. 특히 자전거로 여행을 즐기는 사람들이 자주 찾는데 그의 카페에는 여행객들을 위한 자전거가 항상 비치돼 있다.

“여행객들에게 따뜻한 차와 식사를 대접하고, 제주 여행에 필요한 정보를 전해주다 보면 내가 제주에서 느낀 행복을 같이 나누고 싶어요.”

그러나 송씨는 도시계획과 지역개발을 전공한 연구자답게 제주의 개발사업에 대해 따끔한 조언을 아끼지 않는다.

송씨는 “이제껏 벌여놓은 많은 개발사업들의 우선순위를 정해야 해요. 그 기준은 제주의 미래비전, 가치가 돼야겠지요. 제주도민들의 제주 미래비전에 대한 공유가 우선이라는 생각이 들어요”라고 말했다.

송씨는 또 “제주사람들에게 아쉬운 점은 새로운 시도, 변화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과 거부감을 갖고 있다는 점이죠. 변화를 두려워하지 않고 수많은 고민을 통해 적극적으로 수용하고 그 속에서 가치를 창출하려고 노력해야 돼요.”라고 조언했다.

송씨는 적자운영하고 있는 카페가 정상궤도를 찾으면 지역의 발전을 위해 학문으로 배웠던 지역학과 지역개발을 토대로 지역장터 등 로컬푸드시스템을 구축해 지역주민들에게 도움을 주고 싶다는 바람도 갖고 있다.

“행복은 지속적이고 영원한 것이 아니라 순간순간이라고 생각해요. 매 순간 감사하고 행복하게 사는 것. 그런 점에서 저는 매일 매순간이 행복합니다”라고 말하는 송씨의 얼굴에선 미소가 떠나지 않았다.

<현봉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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