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는 새해 예산안 연내 처리시한을 하루 앞둔 30일 4대강과 일반예산 `투 트랙' 채널을 가동하며 막판 절충을 벌였으나 합의도출에 실패했다.

한나라당 김성조 정책위의장, 민주당 박병석 의원간 4대강 협상채널은 보(洑)의 개수와 높이, 준설량, 수자원공사 사업비 정부예산 전환 등 핵심 쟁점에 대한 이견을 좁히지 못한 채 사실상 결렬위기에 봉착했다.

또 양당 예결위 간사인 김광림, 이시종 의원간 일반예산 협상도 어느 정도 이견은 좁혔으나, 최종 합의에 이르지 못해 결국 김 간사가 수정 예산안을 언론에 단독으로 브리핑했다.

이에 따라 여야가 각자 제 갈 길을 가면서 예산정국이 파국으로 치달을 공산이 더욱 커졌다.

한나라당은 어떤 일이 있더라도 예산안을 연내 처리하겠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는 반면, 민주당은 여야 합의없는 예산안 처리는 인정할 수 없다며 물리적 저지 방침을 재확인했다.

여야 지도부 차원에서의 막판 극적 합의가 없는 한 31일 예결위 및 본회의에서 여야간 물리적 충돌사태가 재연되면서 정국은 한층 경색될 것으로 예상된다.

한나라당은 현재 예산안 단독처리를 위한 `수순 밟기'에 나섰으며, 민주당도 예결위 회의장에 농성 인원을 보강하는 등 `저지 모드'에 본격 돌입했다.

한나라당 안상수 원내대표는 이날 오후 의총에서 "더 이상 기다릴 수 없는 상태에 와 있다"면서 "오늘 우리가 어떤 행동을 취할지는 본회의 뒤 다시 민주당과의 협상결과를 지켜보고 민주당의 태도를 보면서 입장을 정하겠다"고 밝혔다.

안 원내대표는 특히 소속 의원 전원에게 "오늘 밤샐 준비를 하고 오라"는 내용의 휴대전화 문자 메시지를 발송, 만반의 준비태세를 갖췄다.

민주당 이강래 원내대표도 오후 기자간담회에서 "일반예산 협상은 더 이상 협상의 여지가 없는 것 같다고 판단되며, 4대강 예산은 한나라당이 책임있는 답변을 주겠다고 해 한 가닥 희망을 걸고 있다"면서 "그러나 현재로서는 견해차가 너무 커 의견합치를 보기가 사실상 어렵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소속 의원 전원을 예결위 회의장으로 집결시킨 것은 물론 한나라당이 예결위 회의장을 제3의 장소로 옮길 것에 대비해 별도 기동조도 편성했다.

이런 가운데 여야 모두 준예산 편성 못지않게 예산안 단독처리 및 저지에 따른 정치적 부담이 커 막판 극적 타결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전망이다.

여야 지도부는 마지막 날까지 협상의 끈을 놓지 않은 채 끝까지 절충을 시도한다는 방침이다.

한편 김형오 국회의장은 이날 여야의 예산협상 타결과 연내 예산안 처리를 촉구하며 이틀째 본회의장 의장석을 지켰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