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의 온도를 높여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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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사랑의 온도탑
세상이 각박해진 탓인지 경제가 어려운 탓인지 우리 주위의 어려운 이웃이 줄기는커녕 점점 늘어난다는 우울한 소식이 들립니다. 하지만 그 속에서도 이웃사랑을 묵묵히 실천하는 사람들이 있어 우리사회는 아직 따뜻합니다.

올 한해 따뜻한 제주사회를 만들기 위해 나누는 삶을 살아가는 우리 이웃들을 만나 그들의 이야기에 귀 기울이려 합니다. 그들을 통해 참된 나눔에 대해 생각해보는 시간을 가져봅시다.<편집자주>

저는 ‘사랑의 온도탑’입니다. 날씨도 추운데 무슨 ‘사랑 온도’ 타령이냐구요?

연말연시 이웃사랑의 성금이 모아질 때마다 온도탑의 수은주가 1도씩 올라가 이달 말까지 어려운 이웃들에게 사랑의 온기를 불어넣게 됩니다.

저는 지금 제주시 광양사거리에 서서 모금액이 목표액의 1%씩 늘어날 때마다 온도계의 눈금을 1도씩 올리고 있죠.

차디찬 겨울바람이 매섭지만 이웃사랑이 하나씩 모일 때마다 저는 추운줄도 모르고 온도를 점점 올리며 덩달아 기분도 좋아져요.

지난해 15억1100만원을 모금해 106.2도의 사랑 온도를 기록했던 저는 이번 겨울 목표 모금액을 16억원으로 정했답니다. 올해는 1600만원이 모금될 때마다 1도씩 제 온도가 올라가는 셈이죠.

제가 제주에 처음 선을 보인 것은 2005년으로 벌써 5년째에 접어들었군요. 제주 사랑의 열매로 더 잘 알려진 제주도사회복지공동모금회가 매년 12월부터 이듬해 1월말까지 설치해요.

저를 보면 연말연시 불우이웃 돕기 성금액을 알 수 있어 우리 모두의 이웃사랑의식을 그대로 보여주는 바로미터라고 말씀하시는 분도 있더군요.

그동안 참 많은 분들이 제 온도를 높여 주셨죠.

최근 경기침체로 모두가 힘든 가운데 더 어려운 이웃을 위해 써 달라며 성금을 보내준 많은 분들이 있었어요.

지난달 28일에는 공동모금회 사무실로 우은배(60).박인옥씨(56.여) 부부가 찾아왔습니다. 우씨 부부는 도내 어려운 이웃을 위해 사용해 달라며 1000만원을 기부했습니다. 거액을 기부하게 된 사연을 들어보니 이들 부부는 젊은 시설 형편이 어려워 신혼여행을 가지 못했답니다. 그래서 결혼 30주년 기념으로 해외여행을 가기 위해 알뜰살뜰 돈을 모았는데 막상 여행을 가는 것보다 이웃을 돕고 나눔을 실천하는 것이 보람될 것 같아 성금을 기탁했다네요.

이웃을 돕는데 남녀노소가 따로 없어요.

지난달 11일에는 제주시 화북동 장머들경로당 할아버지 할머니들이 어려운 이웃을 돕기 위해 1년 동안 폐지와 빈병 등을 모아 판 돈 30만원을 기탁해주셨습니다.

제주시 아라동의 푸른마을어린이집 원생 30여 명도 나눔장터 수익금을 들고 와 고사리손으로 기부를 했습니다.

또 남초등학교 5학년 양창진 학생은 5년간 설날 세뱃돈과 용돈을 모아 마련한 성금 100만원을 들고 왔습니다. “약간 아쉽기도 하지만 어려운 이웃을 위해 사용한다고 생각하니 기분이 좋다”고 말하는 양군을 보니 제 마음이 짠해지네요.

자투리동전을 모아 마련한 성금 100여 만원을 기부한 대기고등학교 학생들도 잊지 못하죠.

또 연말 각종 시상식에서 받은 포상금을 기부하신 분들도 많아요.

‘제30회 김만덕상’ 봉사부문 수상자인 김순심씨(61.여)는 시상금 100만원 전액을 기부했습니다. 평소 선주협회 부인 봉사단체인 ‘달명회’ 회장직을 맡아 생활이 어려운 노인들을 위해 10여 년간 매월 1회 무료급식을 제공하고 독거노인을 위한 밑반찬을 전달하는 등 꾸준히 봉사활동을 하던 분이래요.

또 ‘제29회 농어촌청소년대상’에서 공로상을 받은 제주도 해양수산국 수산정책과의 최영진씨가 포상금 200만원 전액을 기부하셨고 ‘깨끗한 제주 만들기’에서 최우수동으로 선정된 화북동주민센터도 포상금 100만원 전액을 기부했답니다. ‘지방세정평가’에서 포상금 50만원을 받은 서귀포시 세무과도 전액을 기부하셨고요.

이 밖에도 매번 받기만해서 미안하다며 성금을 보내주신 결혼이주민여성과 장애인들도 많았지요. 기업이나 각종 단체의 기부는 줄었지만 정작 도움을 받아야할 어려운 사람들이 더 어려운 이웃을 위해 아낌없이 호주머니를 터는 것을 보면 아직 제주 사회에 정이 남아있다는 것을 느끼게 됩니다.

현재 제 온도는 38.1도입니다. 금액으로는 6억9400여 만원으로 전년 7억7000여 만원에 비해 훨씬 적게 걷혔습니다.

여러분들 중 누군가 먼저 발걸음을 떼고 기부를 하면 더 많은 사람들이 기부를 하겠죠.

저는 여러분의 사랑을 먹고 사는 온도탑에 불과하지만 제 몸이 더욱 더 따뜻한 온기를 갖게 되면 더 많은 이웃들이 웃을 수 있습니다.

제 소원은 제 온도가 100도를 넘어 더 뜨거워져 펄펄 끊는 용광로가 되는 것입니다.

서로의 마음이 전해지는 가슴 따뜻한 기부가 필요한 시기입니다. 우리 모두 기부에 참여해 이웃사랑을 나눠요.

<현봉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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