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가 “너희 가운데서 죄가 없는 사람이 먼저 이 여자에게 돌을 던져라”고 말했다.
이 말을 들은 사람들은 하나 둘씩 돌아가고 여자만 남았다.
예수는 “여자여 너를 정죄한 사람은 하나도 없느냐”고 물었고 여자는 “한 사람도 없습니다”라고 답했다.
예수는 “나도 너를 정죄하지 않는다. 이제부터는 죄를 짓지 말아라”고 했다.
요한복음 8장2절부터 11절까지의 성경 말씀이다.
우리 속담에 ‘X 묻은 개가 겨 묻은 개 나무란다’는 말이 있다.
제 흉은 더 많으면서 대단치 않은 남의 허물을 흉본다는 뜻이다.
‘털어서 먼지 안 날 사람 없다’라는 말도 흔히들 쓰곤 한다.
요즘 정치판을 보면 먼지 털기 경쟁을 벌이는 경연장을 보는 듯한 착각을 들게 한다.
여야가 둘로 나뉘어 조금이라도 더 큰 먼지를 찾아내기 위해 혈안이 돼 있다.
내 먼지는 크건 작건 문제될 바 아니고 오로지 상대방의 먼지만 찾아내 부도덕하고 파렴치하다고 공격을 퍼부어 대고 있다.
그런 정치권이 얼마 전 우리 역사상 최초의 여성 총리서리에 대한 청문회에서 먼지털기 실력을 유감없이 발휘했다.
국회는 장상 총리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에서 장 후보자의 부도덕성, 투기 의혹 등을 들춰내 결국 본회의 표결에서 인준을 부결시켰다.
엊그제부터 실시된 장대환 총리 지명자에 대한 인사청문회 역시 혹독한 먼지털기가 이루어졌다.
청문회 특위 위원들은 장 지명자의 부동산 투기 의혹, 공금 횡령의혹에 따른 도덕성 문제, 자녀 위장전입문제, 재산신고 누락 의혹 등을 집중적으로 추궁했다.
결국 장 총리 지명자도 28일 국회 임명동의안 표결에서 부결돼 낙마했다.
선거를 치르지 않고 오를 수 있는 최고의 공직 자리이기에 총리 지명자에 대한 검증은 당연한 절차다.
또 그 어느 누구보다도 철저하고 엄격하게 먼지털기를 해야 하는 것도 맞다.
다만 염려스러운 것은 당리당략만을 위해 대안없이 극한 대립 속에 벌이는 정치권의 무차별적 먼지털기행태다.
평범한 소시민인 필자 역시 털면 먼지가 많이 날 게다.
자칫 정치권의 먼지털기행태가 이 사회에 전염된다면 세상 참 삭막할 듯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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