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찬호는 2일(한국시각) 텍사스 알링턴볼파크에서 열린 미국 프로야구 보스턴 레드삭스와의 경기에 선발등판해 5와 3분의 1이닝 동안 삼진 9개를 뽑아냈지만 홈런 3개를 포함해 6안타 4사사구(볼넷 3개)로 6실점했다.
팀 타선이 3회까지 16점을 뽑는 등 홈런 6개를 포함해 장단 20안타를 터뜨려 19대7로 이긴 덕분에 박찬호는 승리투수가 됐다.
지난 6월 24일 피츠버그 파이어리츠전 이후 7경기, 무려 39일 만에 맛보는 승리의 기쁨이었다. 시즌 4승5패, 방어율 7.08.
팀 타선이 초반 대량 득점해 편안하게 거둔 승리였지만 박찬호에게는 여러 모로 아쉬움이 남는 경기였다.
5회까지 삼진 9개를 잡아내며 2안타 1실점으로 막아내 올 시즌 들어 가장 빼어난 투구를 선보였지만 손가락에 물집이 생겨 6회에 볼넷 1개와 홈런 2방 등 안타 4개로 5실점하며 순식간에 무너졌기 때문이다.
심기일전한 듯 깨끗하게 삭발하고 마운드에 선 박찬호는 1회 선두 타자 조니 데이먼에게 오른쪽 담장을 넘어가는 홈런을 맞으며 불안하게 출발했다.
하지만 전날 뉴욕 양키스를 17대6으로 대파했던 텍사스의 방망이가 다시 폭발하며 승리의 부담감에 짓눌려 있던 박찬호의 어깨를 가볍게 했다.
텍사스는 1회말 칼 에버렛의 3점홈런 등 안타 4개와 몸에 맞는 공 2개를 묶어 6득점했고 박찬호가 2회를 삼진 2개를 곁들여 무실점으로 막자 공수 교대 후 다시 에버렛의 만루홈런 등 5안타를 집중시켜 6점을 보태 12대1로 크게 앞서나갔다.
이미 4승은 떼어논 당상이었고 팬들의 관심은 박찬호가 얼마나 호투하느냐에 쏠렸다.
박찬호는 동료들의 도움에 화답하듯 3회 1사 1루에서 상대 간판 타자인 매니라 미레스와 클리프 플로이드를 연속 삼진으로 돌려세우며 기세를 올렸고 팀이 3회 4점을 더 뽑자 4회와 5회를 연속해서 삼자 범퇴로 막으며 에이스의 위용을 자랑했다.
시속 150㎞를 웃도는 직구는 구석구석을 절묘하게 찔렀고 커브 등 변화구도 예리한 각도로 파고들었다.
그러나 5회 투구 도중 오른쪽 가운데손가락에 물집이 잡힌 박찬호는 6회 들어 전혀 다른 투수가 돼 있었다.
첫 타자인 노마 가르시아파라에게 홈런을 맞으며 1회 이후 첫 안타를 허용한 박찬호는 컨트롤이 흔들리면서 라미레스를 스트레이트 볼넷으로 내보냈다.
이어 이전 두 타석에서 삼진으로 처리한 플로이드에게 우중간 2루타를 맞아 무사 2.3루의 위기를 맞은 박찬호는 제이슨 베리텍의 내야 땅볼 때 라미레스가 홈을 밟아 3점째를 내줬고 힐렌 브랜드에게 좌익선상 2루타를 허용해 1점을 더 헌납했다.
결국 박찬호는 브라이언 더박에게 오른쪽 담장을 넘어가는 2점홈런을 두들겨 맞은 뒤 호아퀸 베노이에게 마운드를 넘겨야만 했다.
예기치 않은 물집 탓에 깔끔한 승리는 거두지 못한 박찬호는 7일 디트로이트 타이거스와의 원정 경기에서 시즌 5승과 함께 연승에 도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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