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들리면 등을 밀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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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 들어 하루에 2ℓ 이상 좋은 물을 마시는 ‘물 건강법’을 실행해 보고 있다. 아침에 잠이 깨자마자 1컵, 식사하기 30분 전에도 1컵, 밤에 잠을 자다가 화장실 가면서 1컵 등 최소한 8컵 이상을 마셔야 효과를 볼 수 있단다.

술을 마실 때도 물을 많이 마시면 알코올이 희석돼 몸 속으로 흡수되는 알코올이 줄어드는 동시에 오줌을 통해 알코올이 배출돼 간의 부담이 줄어든다고 한다.

고대 그리스의 철학자 탈레스는 “물은 만물의 근원”이라며 모든 우주의 이치를 물로써 설명하지 않았는가.
우리 몸을 소우주로 봤을 때 이 말은 그대로 일치한다.
물은 인체의 근원인 것이다.

▲노자(老子)는 ‘최상의 선은 물과 같다(上善若水.상선약수)’고 했고 맹자(孟子)는 ‘흐르는 물은 웅덩이를 채우지 않으면 나아가지 않는다(流水之爲物也 不盈科不行.유수지위물야 불영과불행)’고 했다.

이 말을 우리 사회에 두고 비추어 보면 이렇게 생각할 수 있다.
우리 사회의 골과 웅덩이는 어느때보다 많고 깊어졌다. 이럴 때일수록 세대간.계층간 갈등, 이념 갈등, 지역 갈등을 물의 미덕으로 치유해 가야 할 것이다.

물은 겸허하고 넉넉하고 유연하지만 배를 띄울 수도 있고 뒤집을 수도 있다(水能載舟 亦能覆舟.수능재주 역능복주)고 하지 않는가.

▲어느 날 공자(孔子)가 물가에 앉아 제자인 자공에게 말했다.
“물은 백길 벼랑도 두려워하지 않고 흘러내리니 용기가 있고, 아무리 옹색한 곳이라도 침투하니 통찰력이 있고, 지상의 더러운 것을 씻어버리니 감화력이 있다. 그래서 군자는 흐르는 물을 바라보길 좋아하는 것이다.”

시자(尸子)는 또 이렇게 말했다.
수유사덕(水有四德)이라 하여 물은 만물에 삶을 주니 인(仁)이 있고, 더러움을 씻어버리니 의(義)가 있으며, 유하면서도 강하니 용(勇)이 있고, 솟아도 차질 않으니 지(智)가 있다 했다.

▲그런데 이렇게 좋은 물이 나쁜 의미로 쓰일 때가 있다.
이른바 ‘물 먹인다’는 말이 그것이다.
어떤 약속이나 기대에의 ‘배신’을 뜻하는 말이다.

며칠 전 상당히 어려움에 처한 지인이 필자에게 이렇게 ‘물 먹는’ 이야기를 했다.
“제주사회가 무서워요. 어려워서 흔들리면, 가까운 사람들이 손을 잡아주고 부축해 주는 대신 오히려 등을 밀어버리지요.”

그래서 제주에서 살려면 아무리 가까운 사람들에게도 절대로 흐트러진 모습을 보여선 안 되고 포커페이스를 하고 살아야 한다는 말을 했다. 곧 죽을 지경이어도 “나는 괜찮아” 하고.

그렇게 하여 살아 남더라도 인생무상함이나 허망함이 물거품 같을 것 아니
냐는 생각을 했다.
“물은 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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