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불축제장 제설작업도 필요하지만…공무원 연일 동원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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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3일간 1000여명…실·과 업무 마비
민원인 "담당자 출장" 답변에 발길 돌려


북제주군이 27일 정월대보름 들불축제 준비에 공무원을 대대적으로 동원하면서 급기야 행정 공백 상태를 노출시켰다.
북제주군은 최근 계속되는 눈 날씨로 인해 2004 정월대보름 들불축제 행사장인 새별오름이 15㎝ 정도의 적설량을 기록함에 따라 제설작업을 위해 지난 25일부터 27일까지 공무원 동원령을 내렸다.

27일에만 하더라도 북제주군은 들불축제장 제설작업에 본청 직원의 60%와 공익요원 등을 합쳐 346명을 차출하는 바람에 실.과별 업무가 사실상 마비됐다는 지적을 낳았다.

북제주군이 3일 동안 차출한 인원은 줄잡아 1000명 가량 되는 것으로 알려져 축제업무에 따른 과도한 동원령이 아니냐는 비난도 받았다.
이날 대부분의 실.과는 부서별로 최소 인원만이 남아 민원을 해결했으나, 민원 해결이라기보다는 “담당자가 출장갔다”는 이유를 들어 민원인의 발길을 되돌리기에 바빴다.

북제주군이 제설작업에 총 동원령을 내릴 수밖에 없는 이유는 정월대보름 들불축제 총 비용이 5억5600여 만원으로 도내 단일 축제로서 최고 수준이기 때문이다.

5억여 원을 들여 준비한 들불축제가 불을 놓기도 전에 실패작이라는 평가가 내려졌을 때 북제주군이 입을 행.재정적인 타격이 그만큼 클 수밖에 없는 처지이다.

실제로 북제주군은 지난번 축제에 총 비용 4억8500여 만원을 들여 준비했으나, 행사 당일 비 날씨로 인해 불 놓기는 실패한 채 대형로고에 쓰일 젖은 솔가지에서 나오는 연기만이 자욱하게 오름을 덮었다.

북제주군이 연일 공무원 동원령을 내린 것은 언뜻 이해는 간다. 하지만 행정 고유의 업무와 주종이 바뀐 것에 대해서는 지적을 면치 못할 것이다.
축제의 성공 여부를 ‘하늘의 뜻’으로 돌리기에는 원시적인 농경시대의 축제와 다를 바 없어 정월대보름 들불축제에 대한 민간단체로의 이양.위탁 등 전반적인 검토가 요구되고 있다.

이처럼 북제주군의 ‘가슴앓이’는 관 주도의 들불축제가 지속되는 한 이엄이엄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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