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노미(anomi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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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따금 우리 사회에 사회적 규범(規範)이란 것이 있는가 반문해볼 때가 있다.
거짓과 진실의 경계가 모호해지고, 선과 악이 뒤바뀌고, 진리와 모순이 상존하고, 옳고 그름을 판단하기가 애매해지는 상황들이 우리 사회에 너무 많이 일어나고 있기에서다.

어쩌면 지금의 우리 사회는 프랑스 사회.교육학자인 뒤르켐이 주장한 아노미(anomie) 상태에 있지 않나 생각해 본다.
아노미는 원래 무법.무질서 상태와 신의(神意)나 법을 무시하는 것을 뜻하는 그리스어 아노미아(anomia)에서 나온 말로, 중세 이후 사용되지 않다가 뒤르켐이 1893년 ‘사회분업론’과 1897년 ‘자살론’을 통해 소개하면서 근대 사회학적 의미로 통용되고 있다.

그가 이들 저서를 통해 밝힌 ‘아노미’는 사회적 규범이 동요돼 이완.붕괴됨으로써 혼돈 상태에 이르고 사회 구성원의 욕구나 행위에 대해 전혀 규제가 이뤄지지 않는 상태를 말한다.

요즘 우리 사회에서 벌어지는 현상들이 이와 별반 차이가 없음을 자주 느낀다.
폭력이 정의로 미화되고, 남녀간의 불륜이 로맨스가 되고, 엽기적인 일들이 흠모의 대상이 되고, 정치인들은 서로 더 큰 부정부패를 저지르기에 열중하고 등등.

몇 해 전 탈옥수 신창원에 대해 젊은 세대들이 열광하던 때가 있었다.
준수한 외모를 가진 그는 신출귀몰한 도피행각을 벌여 사람들의 관심의 대상이 됐고 급기야 여성팬클럽까지 등장하는 등 그가 저지른 죄와는 별개로 그에게 열광하는 신드롬 열풍까지 일었다.

그가 잡혔을 때 입은 줄무늬 티셔츠가 순식간에 유행을 타기도 했다.
요즘 특수강도로 공개수배된 한 범죄자가 또다시 일부 네티즌들 사이에서 신드롬을 불러일으키며 우리 사회의 도덕불감증을 적나라하게 보여주고 있다 한다.

경찰청 인터넷 홈페이지에 특수강도를 저지른 20대 미모 여성의 사진이 올려져 공개수배됐는데 이를 본 네티즌들이 인터넷상에 팬클럽을 만들었고 거기 회원만도 2만명을 넘어설 정도로 장난이 아니라고 한다.

죄명이야 어떻든 단지 얼굴이 탤런트 뺨친다는 이유 하나로.
정말 우리 사회가 이처럼 막가도 될 건가 하는 우려를 자주 해본다.
규범이라 함은 사람으로서 마땅히 지켜야 할 도리이며 그것을 인식하고 실천하는 행위기준인 예절이나 법, 도덕 등을 가리킨다.

우리가 살아가면서 응당 지켜야 할 규범들을 더이상 무너뜨려서는 안 될 듯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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