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민 대상 외국어 교육 필요 제주 상징 영어 표현 요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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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일보 해외취재가 우리에게 남긴 것
김종훈 논설위원/제주대 통역대학원장


제주일보가 2003년 창간 58주년을 맞아 ‘국제자유도시 언어 경쟁력-홍콩.말레이시아.싱가포르에서 배운다’라는 주제로 해외기획 취재를 마치고 시리즈로 보도한 내용은 2002년 본격적으로 출범한 제주국제자유도시의 바람직한 언어정책 수립과 실천에 있어 중요한 지침과 값진 교훈을 제공해 준 것으로 평가할 만하다.

제주일보는 한국언론재단의 지원으로 2003년 2월부터 2004년 2월까지 1년간 위 주제 연구를 위해 해외기획 취재팀을 편성한 후 사전에 철저한 문헌 연구와 전문가의 자문을 바탕으로 2003년 8월 현지답사를 통해 광범위한 취재를 한 바 있는데, 그 결과 외국 국제자유도시 방문 국가별로 보도한 내용들은 특히 제주국제자유도시에 살고 있는 우리들에게 큰 관심을 불러일으킨 것으로 보인다.

제주일보 해외기획취재 자문교수로 참여한 필자가 보기에 이번에 해외기획팀이 취재.보도한 내용은 홍콩, 말레이시아, 싱가포르와 같은 나라의 경쟁력은 상당부분 학생들과 주민들의 높은 영어사용능력에서 비롯되고 있음을 잘 느끼게 해준 것이었다.

방문 국가들의 초등학교, 중.고등학교 및 대학에서는 어떤 식으로 영어교육을 하고 있는지를 수업시간의 세밀한 관찰과 학생들과 교사들의 대담을 통해 생생히 보여 주었으며, 관광 담당 공무원들이나 안내원 및 기업체 종사자와의 면담이나 가정 방문을 통해 공무원들이나 주민들의 영어구사능력이 상당히 높다는 것을 전해 주었을 뿐만 아니라, 특히 한국국제학교 또는 한인학교에 대한 취재와 한인회 관계자들로부터 현지에서의 영어 사용의 필요성에 대해 듣고 제주국제자유도시의 언어 경쟁력을 위한 의견을 청취 보도한 것은 경청할 만한 것이었다.

이 같은 보도 내용들이 우리 제주국제자유도시에 주는 교훈은 무엇인가. 한때 영국의 식민지였던 홍콩, 말레이시아, 싱가포르에서는 자연스럽게 영어가 공용어로 채택되어 일상생활에서도 영어를 비교적 많이 접할 수 있는 여건임에도 영어교육은 결코 게을리하지 않고 있다는 사실이다.

역사적 사회적 문화적 배경과 영어 사용 여건이 그들 세 나라와 전혀 다른 제주국제자유도시로서는 오히려 영어교육만큼은 더 강화되어야 한다는 것이 필자의 생각이다.

네덜란드나 덴마크처럼 영어를 공용어로 삼지 않고서도 영어교육을 철저히 하여 국민 대다수가 영어를 잘 사용할 수 있게 된 경우를 참고해야 한다. 제주국제자유도시를 찾는 외국인 방문객들이나 외국의 투자가들과 자연스럽게 의사소통할 수 있도록 학생들에 대한 영어교육과 도민 대상 영어교육의 강화를 통해 국제대화능력을 높이는 것이 무엇보다 시급하다.

아울러 홍콩, 말레이시아, 싱가포르에서처럼 필요한 사람의 경우 일상생활에서도 영어를 불편 없이 접하고 사용할 수 있도록 영어 사용 환경을 조성해 주어야 한다. 외국의 국제자유도시에서는 어디를 가나 언어소통에는 문제가 없는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는 해외취재 보도 내용을 깊이 짚어보아야 한다.

학교 영어교육의 강화를 위해 제주국제자유도시 초.중.고등학교는 영어 원어민을 더 많이 초빙해야 하며, 영어 담당 교사들에 대한 중장기 해외연수가 확대 실시되어야 한다.

제주국제자유도시가 외국의 국제자유도시에서처럼 실용영어교육을 강화한다 해도 그것을 담당할 수 있는 사람은 역시 영어교사이며, 영어 원어민이 영어회화 과목을 가르치는 등 영어교사를 지원하는 체제로 운영될 수밖에 없다.

예산을 들먹이는 사람들에게는 영어에 능통한 해외동포를 초빙한다거나 필요할 경우 국내에서 집중영어 강의를 받을 수 있도록 지원하는 등 조금만 생각하면 얼마든지 대안은 존재한다. 문제는 관계 교육당국이 그 같은 일을 추진하고자 하는 의지가 있는가 하는 점이다.

앞서 보도한 해외기획취재의 다른 나라의 예에서 보듯이 영어가 확산되려면 그 나라의 지도자가 얼마나 강하게 영어상용화에 관심을 갖고 밀고 나가느냐에 의해 크게 좌우되고 있다.

현재 제주도가 추진 중인 중.고등학생 영어캠프나 도민 대상 외국어교육은 끊임없이 지속할 필요가 있다. 그 교육을 한 번이라도 받아본 사람들은 교육 내용에 상당히 만족하고 있다.

가령 영어캠프에 참여한 중.고등학생 약 90%가 외국에 나가 연수받지 않고서도 영어에 자신감이 생겼다는 반응을 보였다. 제주국제자유도시특별법에서 말하는 외국어서비스제도 관련 외국어란 일차적으로 영어를 뜻하며, 부차적으로 일본어나 중국어를 나타내므로 제주도민들을 위해 영어교육을 강화하면서 일본어나 중국어교육도 계속해서 실시해야 한다.

관광안내원, 관광지 근무자, 호텔 종업원 등 관광업계 종사자들은 물론 국제회의에 도우미로 역할을 수행할 외국어 자원봉사자들을 위한 외국어교육이 지속적으로 이루어져야 한다.

제주국제자유도시 영어 사용의 환경 조성을 위해 외국의 국제자유도시가 그랬던 것처럼 영자신문의 발간과 영어전용 방송 활용이 요청된다. 지금 제주지역에 방송되는 영어전용 방송인 FM 아리랑방송은 음악 프로그램이 많은 대신 생활에 필요한 영어를 듣는 기회가 상대적으로 적은 것이 문제이다.

이번 기회에 홍콩, 말레이시아, 싱가포르를 각각 ‘Asia World City Hong Kong’, ‘Truly Asia Malaysia’, ‘New Asia Singapore’로 간단히 표현하여 외국인들의 이목을 끌고 있듯이 제주의 경우도 비슷한 문구를 생각해 볼 일이다. ‘Asia Paradise Jeju’, ‘Asia Super Natural Jeju’ 등은 그 한 가지 예에 해당한다.

아무리 사람, 상품, 자본이 자유롭게 국제적으로 이동을 해도 언어소통이 국제적으로 자유롭지 못하면 제주국제자유도시는 발전할 수 없다. 우리의 일상생활에서 영어가 상용화되고 내국인과 외국인 간에 영어로 의사소통하는 데 자유로운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춘 제주국제자유도시 건설은 결코 환상일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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