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남.북의 대동맥 5.16도로
산남.북의 대동맥 5.16도로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 페이스북
  • 제주의뉴스
  • 제주여행
  • 네이버포스트
  • 카카오채널

제주의 대역사 4-1
▲ 김한준 제주도 산업개발국장(왼쪽)이 5.16도로 공사현장을 찾은 전문가들에게 공사 진행상황을 설명한 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한라산 동쪽을 가로질러 제주시와 서귀포시를 연결하는 한라산 횡단도로, 5.16도로.

일주도로가 제주 전역을 1일 생활권으로 만들었다면 5.16도로는 제주시와 서귀포를 1시간 거리로 단축시켜 한라산을 중심으로 산남과 산북을 잇는 대동맥으로서의 기능을 수행했다.

현재는 5.16도로가 한라산과 주변의 빼어난 풍광 등으로 인해 제주의 대표적 관광도로로 각광을 받고 있는데 1960년대 이 도로의 개통은 제주의 관광 및 산업발전에 있어 역사적 전환기가 됐다.<편집자주>

▲5.16도로 건설 착공

1962년 2월 16일 제주도지사인 김영관 해군소장은 제주도의 산업국을 산업개발국으로 개편하면서 신임국장으로 김한준 국장을 발령한다.

이 인사는 5.16으로 정권을 잡은 박정희 국가재건최고회의 의장이 김영관 제주도지사에게 한라산 횡단도로 건설공사를 맡을 만한 제주출신 공무원 중에 추진력과 통솔력을 겸비한 인물을 발탁하라고 지시한데 따른 것이다.

당시 제주도의 조직은 총무국과 산업개발국 2개국(局) 뿐이었다.

김 국장이 전격적으로 산업개발국장으로 임명되면서 5.16도로 건설 공사의 서막이 오르게 된다.

5.16도로 기공식이 열린 것은 1962년 3월 24일.

당시 제주도청(현 제주시청) 앞 공설운동장에서 거행된 기공식에는 박정희 의장을 대신해 김형욱 최고위원이 참석했으며 군정 고위 관계자들을 비롯 2만여 명의 도민들이 행사장을 가득 메웠다.

제주일보의 전신인 (제주신보와 제민일보)는 ‘횡단로-우렁찬 발파로 기공’이라는 제목으로 ‘남해의 보도’를 이룩하자고 2만여 인파가 참석한 가운데 식의 성대하게 거행됐다고 대서특필했다.

박정희 의장은 김형욱 최고위원이 대독한 치사를 통해 “오늘 기공식을 기점으로 추진될 연장 43㎞에 달하는 이 도로 포장공사는 제주도의 산업 및 문화적 발전을 기약하는데 일대 전기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이날 기공식은 전국에 실황중계가 됐는데 당시 국내 최고 인기가수인 송민도, 도미, 박재란 등을 비롯 해군함에 의해 수송된 해군군악대와 의장대, 해병고적대들이 축하공연을 할 정도로 대대적인 행사로 치러졌다.

▲5.16도로 건설 배경

5.16도로는 제주시 관덕정에서 현 서귀포시청까지 이르는 43㎞ 구간 도로다.

한라산 동쪽 해발 750m의 능선을 넘어 제주시와 서귀포를 잇는 도로가 처음 개설된 것은 1932년이다.

당시 임도로 만들어진 이 도로는 1943년 지방도로 지정됐다.

이 도로가 개설되자 서귀포 주민들의 제주도의 행정과 교통, 경제 등의 중심지인 제주시 왕래가 한결 용이해졌다.

1956년 건설부와 전라북도에 소재한 이리지방건설국, 그리고 제주도가 이 도로를 확장, 정비키로 하고 제주시 산천단에서 성판악까지 연차적으로 공사를 벌였으나 공사는 더디게 진행됐다.

본격적인 정비 및 확장 공사가 시작된 것은 5.16 이후 박정희 대통령의 지시에 의해 김한준 국장을 산업개발국장으로 전격 발탁한 이후부터다.

당시 정부의 재정여건이나 도로이용 전망 등을 감안할 때 정부사업으로 5.16도로 건설 공사를 추진할 수 없었으나 김영관 지사가 끈질기게 정부와 절충을 벌여 이 도로의 확.포장 계획을 확정했고 김한준 국장이 현장을 총 감독했다.

▲5.16 도로의 개통

1963년 10월 12일 제주시와 서귀포에서 5.16도로 개통식이 열렸다.

비포장 도로였지만 꼬불꼬불했던 임도가 확장.정비됨으로써 제주시와 서귀포를 잇는 한라산 횡단도로로 재탄생한 것이었다.

제주신문은 당시 ‘활짝 트인 혁명의 길-투입된 국고금 7500만원, 공사기간 절반으로 단축’이르는 제목의 기사에서 제주시와 서귀포에서 개통식 행사가 성대하게 열려 제주시와 서귀포가 온통 축제분위기였음을 전하고 있다.

이 개통식의 하이라이트는 조성근 건설부장관은 제주시에서, 그리고 김영관 도지사는 서귀포시에서 출발해 수악교 북쪽 1㎞지점에서 만나는 축하연을 여는 것이었다.

이 도로는 1969년 10월 1일 또 한번의 개통식을 갖게 된다.

당시 포장공사 진도는 70% 수준이었으나 5일 후에 있을 대통령 선거를 의식해 개통식을 서둘렀다.

5.16도로의 개통은 제주시에서 서귀포까지 차량으로 5시간 걸리던 것을 1시간30분으로 단축시킨 획기적 사건이었다.

이 도로가 완공되자 제주도는 막대한 예산을 투입했고 관광적 가치와 산남과 산북을 잇는 산업동맥이라는 이유를 들어 요금징수조례를 제정, 1972년 4월 18일부터 차량에 대한 통행료를 징수했다.

제주도 최초의 유료도로가 된 것이다.

요금 징수는 1982년 12월 31일을 기해 폐지됐는데 주민과 관광객들이 불편을 겪고 있고 5.16 도로가 국도로 지정됐는데 제주도가 요금을 받는 것이 불합리하다는 이유 때문이었다.

1982년 요금 징수 폐지 당시 자동차별 요금은 대형버스 400원, 중형버스 250원, 소형승용차 200원, 화물자동차 150원, 소형화물차 100원이었다.

5.16도로는 1978년부터 다시 확.포장 공사가 추진돼 지난해까지 구간별로 2차로, 4차로, 6차로 확장 공사가 이뤄졌다.

▲ 제주시 산천단에 위치한 춘강 사회복지법인 맞은 편 도로변에 세워진 5.16도로명비 앞(왼쪽)과 뒷모습.

▲5.16도로명비

한라산 동쪽을 관통, 제주시와 서귀포를 횡단도로가 5.16도로로 불리게 것은 5.16 이후 만들어졌기 때문이다.

이 도로는 1963년 2월 6일 국도로 지정됐다.

현재 제주시 산천단에 위치한 춘강 사회복지법인 맞은 편 도로변에 5.16도로명비가 세워져 있다.

이 비는 5.16도로 건설 기간을 획기적으로 단축한 공로를 인정받아 박정희 대통령의 초청으로 청와대를 방문했던 김한준 제주도 산업개발국장이 박 대통령의 친필 휘호를 받아와 높이 2m 정도의 자연석에 음각해 세운 것이다.

비 앞면에는 ‘五一六道路’, 뒷면에는 ‘題子 朴正熙 大統領 閣下 西紀 1967年 3月 建立’이라고 표기돼 있다.

5.16도로 건설을 계획했던 김영관 도지사의 공적비는 이 도로에서 최고 높은 해발 750m 성판악 입구에 세워져 있다.

한편 김한준 국장은 5.16 도로 건설에 혁혁한 공을 세운 산업개발국장을 거쳐 제주도 총무국장을 역인한 후 제주출신으로는 처음으로 한국 제2의 도시인 부산시 산업국장과 영도구청장을 역임한 후 퇴임했다.

<김승종 기자>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