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툭하면 ‘잘먹고 잘살아라’라는 말을 하기도 하고 때론 들으면서 살아가고 있다.

잘먹고 잘사는 것은 사실은 상당히 좋은 말이다.

사람이 살아가면서 최종적으로 추구하는 것이 잘먹고 잘사는 것이기에서다.
그런데도 이 말이 좋은 뜻보다는 우리가 흔히 하는 욕이나 비꼴 때 사용하는 부정적 의미로만 쓰이고 있으니 애석할 따름이다.

요즘 웰빙(well being)족이란 신조어가 우리 사회에 등장하고 있다.
웰빙이란 행복, 안녕, 복지 등의 사전적 의미를 갖고 있지만 이제는 새로운 문화코드로 육체적 건강과 정신적 안정을 통해 행복을 추구하는 뜻으로 이해되고 있다.

웰빙이 우리 사회에 유행하기 시작한 것은 극히 최근이지만 미국에서는 그 유래를 1960~1970년대에서 찾아볼 수 있다.

당시 미국의 히피족들 사회에서는 웰빙의 대표적 상징이라 할 수 있는 요가나 명상 등이 크게 유행했다.

그들은 이를 통해 물질적 가치에 열중하는 세대들에 대항해 개인주의적인 가치를 중시하는 건강한 육체와 정신을 추구했고 여기서 안락하고 행복한 삶을 찾고자했다.

이것이 반전운동과 민권운동 정신을 계승한 미국의 중산층 시민들에게 영향을 미쳤고 그들이 고도화된 첨단문명에 대항해 자연주의와 뉴에이지문화 등을 받아들이고 새로운 삶의 가치를 추구하면서 웰빙은 삶의 중요한 패턴으로 자리잡았다.

이러한 웰빙은 우리의 경우 다소 왜곡되게 받아들여진 부분도 없지 않다.
피트니스클럽 즐기기, 비싼 유기농식을 이용한 음식 먹기, 명품 사용하기, 고급 화장품 쓰기 등등 웰빙이 마치 상류층의 점유물이나 특권처럼 보이고 있다는 점이다.

상류층이 충분한 경제력을 바탕으로 사치를 통해 삶의 만족과 행복을 얻는다면 분명 웰빙족이기는 하다.

허나 웰빙족은 결코 상류층만의 독점 문화가 아니라는 것이다.
웰빙족은 물질적인 부와 명예를 위해 곧장 앞으로만 달려가는 삶보다는 건강한 신체와 정신을 유지하는 균형 있는 삶을 행복의 척도로 삼고 추구하는 부류를 가리킨다.

어떤 경제적 환경과 어떤 사회적 지위 등을 갖고 있든지간에 누구나 웰빙족이 될 수 있다는 말이다.

기계같이 돌아가며 스트레스 받는 직장생활 속에서 이따금 사우나를 찾아 땀을 빼고 짧은 편안함을 느끼거나 퇴근길에 책방에 들려 이것저것 손에 닿는 책을 읽으며 잠시 동안의 여유를 음미할 수 있다면 그게 웰빙족인 것이다.

건강한 육체적.정신적 삶을 추구하는 웰빙족이 되고 안 되는 것은 주변환경이 아니라 본인 스스로의 의지에 달려 있다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