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남부 교통 대동맥...산업.관광.평화 이미지 높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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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화로의 과거와 오늘
▲ 1986년 3월 12일자 제주신문(현 제주일보)은 1면에 '제주-중문 고속화도로 준공' 제하의 기사를 통해 소요시간 단축과 서부지역 개발 청신호를 알렸다.  

제주시내에서 대정읍까지 산남과 산북 서부권 교통의 대동맥을 자랑하는 평화로.

제주에서 처음 만들어진 공로(公路)로 도로의 효시이자 차량통행이 가장 많은 곳이다.

이 노선은 조선시대 제주목에서 대정현까지 목사가 행차하던 행정도로에서 1967년 중산간 지역 개발과 함께 산업도로로 불리워졌다.

도내 서부지역에 위치해 서부산업도로이던 명칭은 2002년 4월 서부관광도로, 2006년 9월 평화로로 재탄생하게 된다.

평화로의 과거와 오늘의 모습을 살펴본다.

▲도로의 탄생

평화로는 제주시 용담동 751번지에서 서귀포시 대정읍 보성리 1642번지에 이르는 29.5㎞ 구간을 일컫는다

이는 도내 해안 일주도로가 개설되기 전인 조선시대 태종 16년(1416년) 제주의 행정구역이 제주, 대정, 정의현(縣)으로 개편된 후 제주목(牧)에서 대정현까지 목사와 현감이 왕래하는 관용도로였기 때문이다.

당시 도로는 제주시 관덕정을 기점으로 제주향교앞-오리정(현 제주국제공항)-월랑동-정존동(노형동)-월산-광령-서원(애월읍 어음리)-동광-인성리(대정골)에 이르렀다.

그런데 일제 강점기에 들어서면서 일본인들이 우마차를 이용, 전쟁 군수물자 수송과 일본군 진지 구축 등 군사용으로 이용됐다.

이 도로는 1938년 2월 1일 전라남도 고시 제216호로 지방도로 지정됐다.

그러나 1949년 제주의 불행한 역사인 4.3사건 이후 중산간지역이 작전지역이 되면서 완전히 폐도, 사실상 도로의 기능을 상실했다.

▲개발과 함께 되살아난 도로

중산간지역 개발과 함께 1967년부터 확장.보수공사가 시작됐다.특히 1982년부터 현대화된 도로로 2차선 포장공사가 본격화, 1986년 완공됐다.

무수천(애월읍 광령리)에서 원동 구간을 시작으로 안덕면 동광 6거리, 대정읍 보성리로 이어진 것이다.

특히 1983년 4월 당시 제주를 연두순시한 전두환 대통령이 ‘제주국제공항에서 중문관광단지까지 30분안에 갈수 있는 고속화도로를 건설하라’는 지시를 내리면서 도로 개발사업은 더욱 속도를 냈다.

서부산업도로 구간인 동광 6거리에서 창천을 거쳐 중문까지 이어진 것이다.

제주-중문고속화도로 건설사업은 국비 16억5000만원, 지방비 38억1000만원 등 총사업비 54억6000만원이 투입돼 아스콘 36.4㎞, 콘크리트 3.6㎞로 포장했다.

당시 주민들이 기부한 토지는 16만여㎡에 달했고 연인원 6만9000여명과 불도저 등 장비 연 8560대가 투입됐다.

▲서부산업도로.중문고속화도로의 개통

제주일보(옛 제주신문)는 1986년 3월 12일자 1면에서 ‘제주-중문 고속화도로 준공’ 제하의 기사를 통해 전날 개통 상황을 자세히 보도했다. 당시 준공식은 애월읍 광령리 무수천광장에서 정석모 내무부장관과 장병구 지사를 비롯한 각급 기관단체장, 지역주민 등 1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개통테이프를 끊는 순서가 진행됐다.

이 도로의 개통은 제주-중문간 소요시간이 종전 50분에서 30분으로, 제주-대정간 소요 시간이 종전 60분에서 35분으로 각각 단축되는 계기가 됐다.

이로써 서남부 중산간마을의 오랜 숙원사업을 해결, 도로변에 위치한 옛 제주시와 서귀포시, 한림읍.한경면.대정읍.안덕면 등 42개 마을 9만5300여 주민들의 교통불편을 해소했다.

또 농축산업의 개발과 각종 생산물 수송, 관광산업개발 촉진에 기여하게 됐다.

▲4차선 도로로의 확장.포장

서부산업도로의 개통은 제주와 서남부권 연결은 물론 중문관광단지를 잇는 필수 관광도로로 기능, 해를 거듭할수록 교통량이 날로 증가하면서 교통 체증을 불러일으켰다.

특히 중문관광단지에서 정상회담이 열리는 등 세계 각국 국빈들의 방문이 늘면서 경비.경호업무를 수행하는데 어려움을 가중시키기도 했다.

이 때문에 도로를 4차선으로 확장.포장해야 한다는 필요성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제주도는 4차선 확장을 위해 당시 건설부에 지방도의 국도 승격을 수차례 건의, 1995년 국가지원 지방도를 이끌어냈다.

이에 따라 옛 제주지방국토관리청이 1996년 4차선 확장공사 용역을 실시한데 이어 1998년 3월부터 착공에 들어갔다.

토지 보상비는 제주도가, 공사비는 국가가 부담했다.

공사 구간은 애월읍 광령리에서 안덕면 서광리까지 22㎞로 사업비 1528억원이 투입, 한.일월드컵대회를 앞둔 2002년 3월에 완공됐다.

이 4차선 도로는 모든 차량과 사람이 도로를 횡단할 필요가 없도록 입체식으로 설계, ‘논스톱’으로 주행이 가능해지면서 주행 시간 단축과 함께 교통편의와 물류비 절감 등 효과를 가져다 주었다.

도내에서 유일하게 신호등이 없는 왕복 4차로의 자동차 전용도로로 도내 최다 차량통행량을 자랑하게 된 것이다.

이어 나머지 미확장 구간인 안덕면 서광리에서 대정읍 안성리까지 7㎞에도 428억원이 투입돼 착공 5년만인 2008년 5월 완공된다.

이로써 평화로 4차선 확장.포장공사가 완료, 도내 산남과 산북을 연결하는 대동맥 주요 도로로 새단장이 마무리됐다.

▲산업.관광.평화 이미지 높이는 도로

1986년 서부산업도로의 개통은 도내 서남부 중산간마을의 간선도로로 기대를 모았다.

제주일보(옛 제주신문)는 1986년 3월 14일자 3면 ‘전원의 새빛...번영의 젖줄’ 제하의 르포 기사를 통해 오랫동안 계속돼온 개발의 침체에서 벗어나 복지농촌 건설의 새 나래를 펴고 있다고 보도했다.

실제 당시 안덕면 등 지역주민들은 인터뷰를 통해 “도로 개발이라는 단순한 차원을 넘어 중산간 초지 개발과 과수원 조성, 영농기계화 등을 촉진시키는 기폭제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며 “제주시에 한번 나가려면 반나절이 걸렸지만 이제는 40분이면 갈수 있어 생필품 조달과 농산물 처리에 큰 어려움을 겪지 않게 됐다”고 기대감을 표시했다.

서부산업도로는 2002년 4월 서부관광도로로 명칭을 변경하면서 관광도시 이미지를 높이게 된다.

서부관광도로는 제주국제공항에서 관광지를 찾아 나서는 국내외 관광객들이 이용하는 주요 도로로 대정읍 송악산, 안덕면 산방산과 용머리, 중문관광단지, 서귀포시내 관광지 접근성을 높였다.

또 서부관광도로 인근에는 각종 골프장들이 건설, 골프대회 개최와 함께 골프관광객 유치에 한몫하고 있다.

서부관광도로는 2006년 9월 평화로로 변신하게 된다.

제주가 ‘세계평화의 섬’으로 선포되면서 중문관광단지내 제주국제평화센터, 대정읍 소재 모슬포 군사전적지 등과 연계, 평화 이미지를 심어주었다.

더구나 제주에서는 세계 각국 정상들과의 회담, 각종 국제회의가 잇따라 개최되면서 평화 이미지를 더욱 확산시켜 나가고 있다.

평화로는 이처럼 도로 명칭에서 볼수 있듯이 제주의 산업화와 관광 발전에 기여하면서 이름 값을 톡톡히 해왔다.

평화로는 앞으로도 도로 너머로 펼쳐진 오름과 중산간 들판, 바다 등 빼어난 주변 장관과 어우러지면서 제주인은 물론 관광객들에게 좋은 인상을 심어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김재범 기자> kimjb@jeju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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