셀프서비스 인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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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로 2년 전, 미국 시사주간지 타임(Time)은 커버스토리를 통해 ‘세상을 바꾸는 10가지 아이디어’를 내놓았다. 여기서 가장 눈길을 끌었던 내용은 ‘고객 서비스의 종언(The End of Customer Service)’이었다. 앞으로 호텔, 영화관, 공항, 음식점, 할인마트 등의 카운터 점원이 모두 사라지게 된다고 예측한 것이다.

‘홈플러스’라는 매장으로 유명한 영국 유통업체 테스코(Tesco)는 고객들이 직접 물건 값을 계산하는 ‘셀프-체크 아웃(Self-Check Out)’ 시스템을 설치했다고 한다.

할인매장 이용 고객들이 계산대에서 너무 많은 시간이 걸리는 점을 가장 큰 불만으로 여긴다는 점에 착안, 계산대 점원을 늘리기보다 아예 없앤 것이다.

이로써 기업은 운영비용 절감에다 매출도 늘어나는 삼중 효과를 거두고 있다 한다.

▲국내에도 셀프 서비스 도입이 꾸준히 늘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가 고객들이 직접 기름을 넣는 ‘셀프 주유소’다. 셀프 주유소는 일반 주유소보다 ℓ당 기름 값이 평균 30~40원 싼 편이다. 주유원 인건비를 절감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국내 셀프 주유소는 전체 1만2000여 곳의 2%에 불과하다. 미국 등에서 전체 주유소의 80~90%가 이를 도입하는 것에 비하면 국내는 걸음마 수준이다. 주유 서비스를 받는 것이 몸에 뱄기 때문이다. 하지만 기름 값이 계속 오르고, 셀프 서비스를 한두 번 해보면 어렵지도 않아 셀프주유소는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소위 ‘손수 일하는 소비자 시대’가 도래하고 있는 것이다.

▲우리네 삶도 갈수록 ‘손수하기(셀프서비스)’에 달리게 아닌가 싶다.

흔히들 첨단시대 인생을 일컬어 외로움이라고 말한다.

혼자 있다고, 직장이 없다고, 가진 게 없다고, 자신이 늙었다고 한탄하며 눈물을 흘리기까지 한다. 그리고선 자신에게 값싼 동정을 구하기도 한다.

그러나 혼자(독신)를 의미하는 ‘싱글(Single)’을 예로 들면 ‘화려한 싱글’이 있고, ‘돌아온 싱글’이 있으며, ‘언젠간 싱글’이 있다. 그런 가운데 청년 실업자인 ‘우울한 싱글’도 있고, 가족해체로 인한 ‘불안한 싱글’도 있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혼자라는 외로움 안에는 늘 자신이 함께 살고 있다는 사실이다.

결국은 자신이 삶의 주체가 되어야 한다는 얘기다. 이른바 ‘셀프서비스 인생’인 셈이다.

쉽지는 않겠지만 나를 위하는 마음, 나에게 투자하는 마음으로 자신에게 셀프서비스 하다보면 혼자서도 잘 노는 방법을 터득할 수 있지 않을까 한다. 너무 외로워 말자. <김범훈 논설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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