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닐 알렉산드로비치 그라닌은 인간이 가진 것 중에서 가장 귀한 것은 바로 삶이며, 이 삶 속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시간이라고 하였다. 왜냐하면 삶을 이루고 있는 것이 바로 시간이기 때문이다. 가끔 아주 소중한 어떤 기회가 내게 주어졌는데도 다음에 할 수 있을 것이라는 안이한 마음으로 그 기회를 돌려버리곤 했었다. 그러나 어느 날 그 기회는 다시 오지 않는, 가버린 것임을 깨달았다. 그때 그 순간은 이미 나에겐 가고 없는 것이고, 소중한 무엇인가를 놓쳐버린 것에 대한 후회는 나이를 먹으면서 더 가슴을 아프게 한다.
보통 성공한 사람들의 공통점은 시간을 주체적으로 관리하는 점이라고 한다. 시간의 노예가 되어 부대끼기보다는 어느 누구에게나 주어진 똑같은 시간을 얼마나 효율적으로 안배하고 사용하느냐의 면에서 차이를 보인다는 것이다. 예전에 한 시간관리 전문가가 학생들에게 강의를 하면서 큰 항아리에 큰돌들로 채우고 항아리가 다 찼느냐고 물었다고 한다. 그렇다는 학생들의 대답을 듣고 나서 작은 자갈을 부어 항아리가 다 찼느냐고 다시 물었다고 한다. 갸우뚱거리는 학생들의 반응 후에 모래로, 그리고 다시 물로 채웠다. 이를 통해 얻을 수 있는 교훈을 물으니 ‘우리 삶 속의 시간은 채워도 채워도 또 채울 수 있다’라는 대답을 하였고, 모든 학생들은 그 말에 긍정을 하였다. 그러나 뜻밖에도 시간관리 전문가는 빙긋이 웃으면서 ‘제가 여러분께 드릴 수 있는 말씀은 이 항아리에 제일 먼저 큰돌을 채우지 않으면, 다른 것들은 모두 채울 수 없다라는 것입니다’라고 하였다.
시간관리란 시간을 쪼개고 쪼개어 많은 것들로 빽빽하게 채움을 뜻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삶에서 중요한 부분에 따라 우선권과 시간의 양이 달라져야 하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선 자신에게 필요한 시간의 내역이 파악이 되어야 하며, 해야 할 일들을 기한 내에 마무리짓는 게 필요할 것이다. 또한 자투리 시간을 효율적으로 활용하는 지혜도 필요하리라. 그리고 더욱 중요한 것은 자신의 시간을 활용할 방법과 삶의 계획을 고안하는 데도 시간이 필요하며, 이는 휴식시간과도 연관이 되리라 본다.
언젠가 공부보다 컴퓨터게임에 빠져 있는 아들을 보면서 남편이 아들에게 공부는 언제 할 거냐고 물었던 일이 생각난다. 그때 아들은 자기는 게임을 좋아하니 게임을 먼저 하고 나중에 공부하겠다고 대답했었다. 그런데 나중에 아들이 용돈을 달라고 하자 남편은 돈을 다 쓰고 나서 남으면 아들에게 용돈을 주겠다는 답으로 그 전의 패전을 깨끗이 갚아버리는 것을 보고 참 부전자전이다 하며 웃은 적이 있었다. 그런 아들도 고등학생이 되니 자신의 삶에서 가장 중요한 ‘큰돌’의 내용이 달라진 것 같다. 이제 성인이 되면서 ‘큰돌’은 계속 변화하리라.
눈에 보이는 것이 줄어드는 것에는 긴장하면서 소리 없이 새어나가는 시간을 의식하지 못하고, 또한 지금 이 상황에서 가장 많은 시간을 투자해야 할 중요한 사안들은 뒤로 한 채 너무 여유롭게 대처하는 것은 아닌지 조금은 주위를 둘러봐야 할 시기인 것 같다.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저작권자 © 제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