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태풍 발생 빈도 높다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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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을 다스려 홍수 재해를 방지하는 치수(治水)는 치산(治山)과 함께 치국(治國)의 근본이다.

 

이들 말의 뜻을 나눠 생각하기보다는 치산이 잘될수록 치수는 절로 보답하는 관계로 해석하는 것이 옳다 하겠다.

 

예컨대 산지에 나무가 울창해 맨땅이 없으면 여름철 큰비나 태풍에도 홍수의 세기는 약화돼 결과적으로 하천범람으로 인한 물난리를 막을 수 있다는 얘기다.

 

이달 초 서귀포시 남원읍 국가태풍센터에서 열린 ‘201년 태풍 방재대책회의’에서 발표된 내용은 제주도민들을 긴장시키기에 충분하다.

 

올여름 태풍의 수와 강도가 최근 10년에 비해 극적으로 높아진다는 것이다.

 

특히 올해 태풍 활동기간은 총 227일로 예상돼 과거 10년 평균 149일보다 52% 가량 대폭 상승할 것으로 내다봤다.

 

서울대 지구환경공학부팀이 1978년 이후 북태평양의 태풍 발생 패턴과 각종 기후현상을 토대로 ‘태풍 예보 모델’을 분석한 결과이다.

 

이 자리에서 한 연구원은 “2008년과 2009년에는 한반도에 태풍이 상륙하지 않았지만 올해는 적어도 2, 3개는 한반도에 직접적인 영향을 끼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같은 경고음이 켜지는 마당이어서 벌써부터 물난리와 안전사고에 대한 불안감이 앞선다.

 

도내 곳곳에는 상습 침수지구나 저지대 등 재해위험지구가 적지 않다.

 

2007년 13명의 인명 피해와 1300억원이 넘는 재산 손실을 가져온 제주시내 4대 하천 복개지가 대표적이다.

 

당시 태풍 ‘나리’는 이곳 뿐만아니라 제주도 전역을 초토화 시켰다.

 

사상 최악의 물폭탄 및 강풍에다 무분별한 하천복개 등 ‘인재(人災)’까지 가세한 당시의 참변이 지금도 생생하다.

 

또 큰비 때마다 범람해 농경지 유실과 재산 피해를 내는 서귀포시 천미천이 그렇고, 잦은 월파로 인해 시설물이 파손되는 제주시 탑동 방파제도 경계 대상 1호이다.

 

일일이 열거할 필요 없이 방재(防災) 대책에 만전을 기해야 한다는 의미다.

 

그나마 태풍 ‘나리’ 피해 이후 4대 하천 상류에 추진해온 저류지 건설계획이 정상적으로 마무리된다는 소식이어서 다행이다.

 

폭우가 쏟아지더라도 하천 인근 11곳에 159만8000t의 빗물을 일시 유도해 재해를 최소화할 수 있다고 한다.

 

그리고 잦은 월파로 극심한 피해를 입고 있는 탑동매립지도 재해위험지구로 지정.고시돼 시설개선에 필요한 국비를 확보할 수 있는 근거가 마련됐다는 반가운 소식도 들린다.

 

반면 2000년부터 8차례나 물난리를 겪어온 천미천의 경우 국비 지원을 이끌어낼 수 있는 국가하천 지정이 차일피일 미뤄져 아쉬움을 주고 있다.

 

이런 저런 사이 태풍과 폭우가 몰아쳐 또 어디선가 물난리가 나지 않을까 우려된다.

 

하늘에서 쏟아지는 빗물의 양이 많아졌다면 이것을 담아둘 그릇도 커져야 한다.

 

자연의 물그릇인 곶자왈과 중산간을 상당 부분 훼손한 만큼 인공 물그릇이라도 키워야 하지 않겠나.
과거의 치산치수는 조림이나 토목공사 위주로 이뤄졌다.

 

그러나 지구온난화와 더불어 커지고 잦아지는 기후변화에는 역부족이라는 것을 최근의 수해가 보여주고 있다.

 

미래 예측을 보다 과학적이고 내실있게 준비해야 한다는 교훈이다.

 

평소에 준비가 철저하면 후에 근심이 없다는 유비무환(有備無患)의 뜻을 다시금 새길 때다.
<함성중 편집부국장대우 사회부장>
hamsj@jeju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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