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로몬의 지혜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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잔술이란 낱잔으로 파는 술이다. 한 잔에 400원, 잔술집이 늘고 있다. 서울 등 대도시 주점엔 소주병 없이 잔술만 마시고 있는 테이블로 북적인다. 잔술은 1980년대 초까지만 하더라도 우리네 보통 사람들의 음주 형태였다. 그러나 경제가 성장하면서, 소득이 늘면서 소리 없이 사라졌다. 그게 최근 다시 등장하고 있다. 계속되는 불황으로 가벼워진 주머니가 옛날 주당들의 인기품목을 되살려 놓고 있는 것이다.

이젠 먹고 살기가 힘들다는 얘기가 식상할 정도다.

우리 사회에는 왜 이리도 꼬이고 풀리지 않는 일들이 많을까.

그래서인가 요즘 회자되는 말이 있다. ‘솔로몬의 지혜’를 기대한다는 얘기들이다.

▲이스라엘의 3대 왕인 솔로몬은 지혜가 뛰어난 명판결로 인정받고 있다.

아기의 진짜 엄마와 가짜 엄마를 가리는 다툼을 보자. 서로가 주장이 팽팽했다. 그는 아이를 칼로 절반씩 나눠 가지라 명한다. 진짜 엄마는 “제발 그 것만은 안 됩니다. 우리 아기를 저 여인에게 주십시오”라며 울먹였다. 그는 판결한다. “아이를 죽이지 말고 이 여인에게 줘라. 그 어미니라.” 그는 어미로서 본분에 충실한 진짜 엄마의 큰 사랑을 읽은 것이다.

가짜 꽃과 진짜 꽃의 감별에 관한 그의 지혜로움도 전해진다. 당시 아라비아 남부의 스바(예멘으로 추정) 여왕이 그를 만났다. 소문대로 그의 지혜를 시험하기 위해서였다. 먼 거리에 가짜 꽃과 진짜 꽃을 두고 진짜 꽃을 찾아 달라고 주문했다. 솔로몬은 신하에게 벌통을 가져오게 했다. 벌통을 풀었다. 벌들은 진짜 꽃에 날아가 앉았다. 생명은 생명끼리 통한다는 진리를 깨닫게 한다.

▲솔로몬은 머리로 세상을 지배했다. 그렇다면 그 지혜의 최고 비결은 무엇이었을까.

‘솔로몬은 언제나 부드러운 전술을 최우선으로 삼았다. 반드시 부드러우면 타개하는 길이 있게 마련이다. 유대인이 살아남을 수 있었던 것은 돈이나 권력이 있었기 때문이 아니다. 위기를 극복하는 지혜가 있었기 때문이다. 지혜를 짜내면 반드시 길이 열릴 것이다.’(아베 마사아키의 ‘유대인의 교섭 전략’에서).

그의 지혜는 ‘부드러움’에서 나왔던 것이다. ‘아침 편지’의 고도원씨는 ‘부드러운 사람이 지혜로운 사람이며, 지혜로운 사람은 언제나 부드럽다’고 주석을 달았다.

우리 주위를 보자. 부드러운 사람들이 잘 보이지 않는다. ‘너 죽고 나 살자’식의 탐욕과 식언(食言)이 횡행한다. 양보가 없으니 다툼과 반목과 질시하는 사람들이 많다.

이런 사람들 머리에선 솔로몬의 지혜는 없다. 오늘부터 부드러운 너와 나가 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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