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정한 제주의 서번트 리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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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일보를 펴면 제일 먼저 읽는 난이 있다. ‘춘하추동’이다. 1000자 남짓한 글인데도 두세 번 그 뜻을 음미해 보게 한다. 글을 오려 앞에 붙여 두기도 한다. 얼마 전에는 서번트 리더에 관한 얘기를 오려서 붙여 두었다. 그 글에 몇 자를 더해 본다.

서번트(Servant)와 리더(leader)는 서로 반대의 개념을 갖고 있다. 서번트는 말 그대로 심부름꾼, 하인, 고용인, 봉사자, 심지어 노예라는 의미도 있다. 반대로 지도자라는 의미로도 쓰인다. 로마 교황은 스스로를 가장 천한 하인이라고 칭한다.

서번트 리더란 무엇인가. 심부름꾼이 리더가 된다는 말인가. 그게 아니다. 리더가 몸을 낮추고 심부름꾼처럼 된다는 것이다.

서번트 리더의 좋은 예가 있다. 세계적인 중장비업 기업인 캐터필러의 최고경영자 데스페인이다. 그는 청소부에서 최고경영자가 된 입지전적인 인물이 아니라 최고경영자이면서 청소부의 봉사하는 마음을 갖고 있는 서번트 리더이다.

세계적인 기업들은 대부분 서번트 리더십을 강조한다. 한 제품을 3년 이상 만들지 않을 정도로 다양한 제품을 생산하고 세계에서 존경받는 50대 기업에 속하는 쓰리엠(3M)이 가장 강조하는 것이 서번트 리더십이다.

컴퓨터뿐만 아니라 각종 계측장비를 생산하는 휴렛팩커드(HP)도, 1971년 최초로 마이크로프로세서를 개발하여 컴퓨터 시대를 열게 한 인텔(Intel)사도 서번트 리더십을 회사의 경쟁력을 높이는 가장 좋은 방법으로 채택하고 있다.

인텔이 집채만한 크기의 컴퓨터 애니악과 맞먹는 컴퓨팅 능력을 손톱 크기에 집적할 수 있었던 것도, 고든 무어 회장이 1965년에 마이크로 칩의 처리능력을 18개월마다 두 배로 높이겠다고 한 말이 실현될 수 있었던 것도 바로 서번트 리더십 경영 때문이었다.

정치도 마찬가지이다. 과거에는 카리스마를 갖고 있는 정치인이 이끌어가는 방식이었다. 정치도, 기업도, 조직도 카리스마를 가진 사람만이 리더가 될 수 있었고 리더의 생각이 곧 그 조직의 생각이었다. 리더는 늘 우월한 위치에 있는 것으로 인식되어 왔다.

그러나 앞으로는 이러한 패러다임이 바뀌어야 한다. 상사와 부하의 구분도 점차 없어지고 있다. 상사는 지시만 하고 부하는 상사의 지시대로만 움직이는 것은 경쟁력이 없다.

이번에 우리는 과거와 같이 권위주의 리더로서의 국회의원을 뽑은 것이 아니다. 제주의 서번트 리더로서의 국회의원을 뽑은 것이다.

우리는 몸을 낮추고 귀는 활짝 열어서 도민의 말을 경청하고 도민의 생각에 공감하고 도민의 어려움을 치유할 수 있는 심부름꾼 리더를 뽑은 것이다. 또 그렇게 하겠다고 한 후보자들이 당선되었다.

제주의 서번트 리더인 국회의원이 할 일은 제주도민을 위한 봉사에 초점을 두고 제주사회를 우선으로 여기고 도민의 욕구를 만족시키기 위해 헌신하는 것이다.

국회의원에 선출된 세 분은 특별자치도, 지방분권, 4.3의 진정한 명예회복, 자유무역협정, 농산물 최저가격 보장제, 1차 산업육성.보호, 감귤직불제 등 제주의 산적한 문제들을 해결하는 데 심부름꾼이 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이 일들이 모두 실현될 수는 없을 것이다. 그러나 실현될 수 있도록 도민의 심부름꾼으로서 헌신을 한다면 많은 도민들은 그들을 제주의 진정한 리더라고 생각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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