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정(人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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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 부는 제주에는 돌도 많지만/인정 많고 마음씨 고운 아가씨도 많지요….’

1975년 ‘당신은 모르실거야’로 가요계에 데뷔한 이후 많은 히트작을 낸 제주 출신 가수 혜은이씨가 부른 ‘감수광’이란 노래의 첫 소절이다.

척박한 환경 속에서도 인정을 잃지 않고 살아가는 제주 섬 사람들의 생활을 잘 묘사해 주는 노래가사라는 생각이 든다.

특히 이 노래는 제주의 사투리를 그대로 노래가사로 만들어 전국적으로 많은 사랑을 받았으며 제주 사투리를 알리는 데 일조하기도 했다.

▲우리의 옛 속담에 귀신은 경문(經文)에 막히고 사람은 인정(人情)에 막힌다는 이야기가 있다.

경문을 읽으면 아무리 신출귀몰한 귀신이라도 꼼짝을 못 하듯이 사람에게는 인정이 있어 딱한 사정을 호소하면 심한 태도는 취하지 못한다는 뜻이다.

제주지역도 예로부터 이웃간의 인정이 그 어느 지역 못지 않게 많은 곳이다.

어려운 살림 속에서도 제사 때는 음식을 조금 더 넉넉하게 장만해 이웃에 나눠주는 인정이 있었다.

생활이 나아진 지금도 제사음식을 이웃에 나눠주는 아름다운 풍습이 남아 있어 훈훈한 이웃의 정을 느끼게 한다.

새로 이사온 집에서 떡을 해 이웃에 돌리는 인정이 여전히 남아 있으며 어려운 이웃을 보면 그냥 지나치지 않는다.

‘이웃은 사촌’이라는 유행가 가사처럼 제주지역에는 이웃을 가까운 친족처럼 여기는 풍습이 남아 있는 셈이다.

▲지난 18일 MBC TV 프로그램 ‘일요일 일요일 밤에-박수홍의 러브하우스’라는 프로그램을 보면서 다시 한 번 제주의 아름다운 인정을 느낄 수 있었다.

이날 프로그램에서는 3년 전에 아버지가 돌아가신 후 할머니와 아홉 살 여동생, 여섯 살 남동생을 돌보는 소녀가장인 남제주군 성산읍 시흥초등학교 5학년 김해진양 가족에게 새로운 집을 지어주는 과정을 소개했다.

이 프로그램을 본 시청자들은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굴하지 않고 몸이 불편한 할머니를 도와드리고 어린 두 동생을 보살피는 해진양의 해맑은 얼굴과 돌아가신 아버지에 대한 그리움을 표현하는 대목에서 가슴 뭉클한 감동을 느꼈을 것 같다.

이날 프로그램에 함께 참여한 제주 출신 톱 탤런트 고두심씨가 일이 성사되기까지 많은 역할을 했다는 후문이다.

또 마을주민들은 자기의 일처럼 새로운 집을 짓는 데 많은 도움을 줬으며 여러 곳에서 협조가 있었다는 소식이다.

어려운 이웃을 돕는 제주지역의 인정을 다시 한 번 엿볼 수 있는 계기가 된 느낌이다.

이제 제17대 총선이 끝났다.

선거과정에서 알게 모르게 여러 가지 갈등이 있었다고 하더라도 결과에 관계없이 인정이 흘러넘치는 제주사회를 만드는 데 각자가 노력을 해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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