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적 조형언어로 읊은 '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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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환 제주대 교수 6번째 개인전 문예회관 1전시실

꽃은 꽃이되, 단순화되고 추상적으로 변주돼 울림이 깊다. 김용환 작가(제주대 예술학부 교수)가 형상화한 꽃은 현실세계의 꽃이 자아내는 아름다움을 초월한 정서적 자극을 선사한다.

 

그 꽃들이 문예회관 제1전시실에 만개했다. 20~25일 김 작가의 6번째 개인전이 ‘꽃 이미지’를 주제로 열려서다.

 

꽃들은 그냥 꽃이 결코 아니다. 인간 삶을 통찰하는 일종의 창(窓)이다. 그는 “꽃은 단순히 꽃으로만 머물지 않는다. 인생을 살피는 통로가 된다. 외적인 형태가 생략되고 비현실적으로 재구성된 꽃들에서 생의 희로애락이 오버랩 될 것”이라고 했다.

 

그리하여, 꽃들은 극히 시(詩)적이다. ‘시는 말하는 그림, 그림은 말없는 시’란 명제를 오랫동안 추구, 내공을 축적한 작가 조형언어의 결실이다. 군더더기는 말끔히 털어내고 오로지 알맹이만 남은 꽃들의 화면은 단연 정제와 압축, 간결미가 돋보인다. 한편의 시와 다름없이.

 

이번 개인전은 긴 호흡을 거쳐 마련된 만큼 의미도 각별하다.

 

“예전까지 구도자적 화업수행의 연속이었다면 이젠 대중과 소통단계에 접어들었다고 규정할 수 있습니다. 그간 작업의 예봉이 내적 단련과 연마에 집중됐다면 이번을 계기로 밖을 향해 대화를 청하는 셈입니다.”

 

문득 그는 ‘어머니의 꽃그림’을 꺼냈다. 유년 시절 작가가 붓을 들면 모친도 곁에서 심심풀이로 끼적끼적 그렸는데 바로 꽃이었다고.

 

“삐뚤빼뚤 멋대로 묘사된 어머니의 꽃은 지금 보면 여느 명작보다 재밌고 여운도 컸습니다.”

 

가슴 깊이 각인됐던 어머니의 꽃은 결국 그가 어떤 사물의 보편적 감흥을 중층적 스펙트럼으로 확장하는 시각을 갖추는 실마리로 작동했다.

 

벌써 그는 시적 조형언어를 구사할 다음 대상을 고르고 있다. 여럿이다. 바다, 한라산, 오름, 들판, 파도, 섬…. 어느 것이든 ‘제주다움’과 ‘김용환 표’란 기준을 충족한 채 거듭나 소통무대에 등장할 터다. 언제쯤일까.

 

문의 011-699-2818.

 

<김현종 기자>tazan@jeju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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