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의 리더를 꿈꾸는 분들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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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년 봄 제주 전역에 개나리꽃을 활짝 피게 한 4.15총선에서 당선된 세 분의 초선 의원들에게 축하와 평가를 드리기도 전에 제주의 정가는 또다시 선거열풍에 휩쓸리게 되었다. 무엇보다도 정치적인 안정을 필요로 했던 우리 제주의 입장에서는 매우 당혹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특히 큰 기대를 걸었던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유치가 무산되고, 지역의 지도자 두 분이 어찌되었건 동반퇴진하는 상황이 되면서 우리는 이제 제주의 힘을 과연 어디서 찾을 것인가 곰곰이 생각해 보지 않을 수 없다.

제주를 이끌어갈 지도자나 원로가 없다는 말도 들리지만, 한 가지 분명한 것은 제주는 지금 많은 일을 벌여놓고 있고, 이의 성패가 제주의 미래를 가늠한다고 할만큼 지난 몇 년간 추진해 온 일들이 얼음판을 걷고 있는 듯한 상황이기 때문에 이를 수습할 수 있는 누군가가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렇다고 우리는 보수적인 정책 일변도의 카리스마적인 리더를 원하는 것은 아니지만 개혁 일변도의 혁신적인 리더를 원하는 것은 더욱 아니다.

그렇다고 지금 당장 격에 맞는 훌륭한 리더를 찾을 시간이 부족하다고 해서 아무에게나 이 일을 맡길 수만도 없다. 작금에 많은 분들이 후보자로 몰려들고, 세대교체를 통해 제주의 급격한 변화를 가져 와야 한다는 것이 이번 선거의 명분은 되지 못한다고 보기 때문에 우리는 이번 재.보선을 통해 현실에 안주하며 우리끼리의 정치를 즐겨하는 개인 소집단주의적 사고를 가진 리더가 아니라 혈연, 학연, 지연을 넘나드는 양보와 타협의 사고를 가진, 그래서 제주의 주어진 현실을 슬기롭게 대처할 수 있는 소위 국정의 틈새시장을 파고들 수 있는 통합적 사고를 가진 리더가 나와주기를 바랄 뿐이다.

이런 점에서 제주의 리더를 꿈꾸는 분들에게 한두 가지 부탁하고자 한다.

우선, 오직 자신의 선거운동을 위해 희생한 구성원들을 위해 당선 후 봉사할 것을 다짐하면서 도민들에게 공약한 내용들을 모두 공약(空約)으로 돌려버리고, 인사와 생존의 원칙을 무시하는 부도덕한 리더성향을 조금이라도 가지고 있는가, 아니면 비록 친지들에게는 냉정하지만 올바른 지식과 역할을 상대방에게 느끼게 하는 향기로운 성향을 가진 리더인가, 비록 많은 돈은 없어도 도민들에게 행복지수를 높일 수 있는 그 무엇인가를 배울 수 있는 실천주의적인 평범한 리더인가를 자평해 주길 바란다.

다음으로 간디처럼 비폭력적인 평화를 존중하는 민주적인 인품을 지닌 그런 리더는 아니더라도, 지나치는 쓰레기 하나라도 주워 담을 수 있는 그런 최소한의 도덕성만이라도 존중하는 양심을 지닌 민주적인 리더성향을 가지고 있는지, 시민운동에 앞장 서다가 돌연 권력지향적으로 변해 모든 것을 말로만 애국하는 해바라기형 리더성향을 혹시 가지고 있지 않은지, 그리고 성인군자는 아니더라도 최소한 경쟁의 원칙만이라도 존중하는 믿음직스런 페어플레이 리더인지, 남의 말을 경청할 줄 알고 적어도 재임기간 중 제주미래를 예측하고 대비하는 비전을 지닌 리더인지, 세계경제를 파악할 수 있는 지식인은 못 되더라도 최소한 우리 지역 경제의 흐름에 대한 지식만이라도 가진 리더인가를 자평해 주길 바란다.

우리는 이제 더이상 세몰이에 편승하여 리더를 선택할 만큼 어리석지 않고 가위바위보를 해서 리더를 뽑는 식의 지역주의적인 오류를 수차례 겪어왔던 경험을 반복하고 싶지 않기 때문이다.

성숙된 선택을 하는 유권자 밑에 성숙한 사고와 판단을 가진 후보들이 나와 주어야 한다. 이것이 그간의 실망스러운 정치풍토와 선거풍토를 바꿔 나가는 지름길이 되기 때문이다.

선거 때만 되면 자천타천 하마평이 난무하고 당선을 저울질하는 후보들로 우리를 혼란스럽게 하지만 우리의 올바른 선택으로 그야말로 즐겁고 신바람나는 제주경제를 다시 한 번 향유하고 싶다.

꿈을 가진 리더들이여, 우리를 더이상 혼란스럽게 하지 마시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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