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게 기타는 벗, 음악은 종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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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문영씨 '오름과 올레' 음반 발매, 31일 기념 콘서트

“기타는 벗이고 음악은 종교입니다.” 제주시 청사 관리업무를 보는 김문영씨(49.조천읍 신촌리)는 노래를 인생동반자에 비유한다. 새벽에 눈 뜨면 한 곡 흥얼거리며 일과를 시작한다니 그럴법하다.

소형녹음기 휴대도 그와 음악간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의 증거. “순간 떠오른 악상을 잊기 전에 녹음해야죠.”

음악을 통해 행복을 길어 올려온 김씨는 2007년 노래를 사랑하는 시민들과 의기투합해 ‘우룩소리’를 결성했다. 의사, 보험설계사, 농민, 어의사, 학생, 건설업자 등 직업과 연령, 생활환경은 각양각색이되 음악사랑에 둘째가라면 서러운 점은 공통이다.

‘우룩’은 순식간에 모이는 어감이 투영된 일종의 제주방언 조어다.

이들은 한 멤버가 기꺼이 내놓은 조천읍 함덕리의 연습실에 주말마다 모여 음악의 행복감을 만끽한다. 끝이 아니다. 음악단장인 김씨의 주도아래 이들은 노래봉사활동을 지속적으로 전개한다. “관광지 무료공연을 펼치고 복지시설과 말기암환자 가정을 방문해 음악을 전파합니다.”

겨울엔 3일간 거리음악회를 진행, 불우이웃성금을 모아 전달하는 것도 이들의 음악 행보 일환이다.

김씨가 노래인생에 획을 하나 더 긋는다. 우룩소리를 이끌고 ‘오름과 올레’ 음반을 발매해서다.

이태수 시인이 제주 풍광을 읊은 시에 그가 곡을 붙인 ‘오름연가’ ‘올렛길연가’ ‘섬돌이 간이역’ 등이 수록됐다. 두 ‘연가’는 솔로와 듀엣버전이 함께 실렸다. 제주를 향한 애정과 경쾌한 리듬이 인상적이다.

오는 31일 음반발매를 기념한 콘서트가 함덕해수욕장에서 열린다.

김씨를 음악으로 이끈 것은 순전히 기타였다. 가정형편이 어려워 고교진학을 포기한 그는 친척이 운영하던 여인숙에서 투숙객이 놓고 간 기타를 만났다. “낡은 기타는 달랑 한줄 뿐이었는데 그땐 그게 전부인 줄 알았죠.(하하하)” 김씨는 기타 줄을 튕기며 외로움을 달랬다.

맹렬한 연습 끝에 그가 조용필의 ‘한 오백년’을 부르며 튕긴 기타 줄이 완성도 높은 소리를 냈다. “드르릉~. 전율했죠.” 노래와 삶의 밀착을 가속화한 그는 23살부터 전국노래자랑을 포함 유수의 가요대회를 휩쓸었다. 4년 전의 통기타 가수대회 대상도 수상이력 중 하나다.

아무래도 그의 음악인생은 멈추지 않을 터다.

“노래 없는 삶은 생각할 수도 없죠. 퇴임 후엔 길거리공연을 뛸 거예요. 노래 행복전도사랄까요. 특히 구수한 제주어로 감미로운 음악을 제작해 널리 보급할 겁니다. 관광객들도 즐겨 부르도록 말이죠.” 노래와 기타 가르치는 계획도 차츰 실행에 옮겨지고 있다.
<김현종 기자>tazan@jeju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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