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마디로 국내선 항공요금이 더이상 독점적 지위를 누려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이는 100만 국내외 제주도민들의 의지가 결집된 민의(民意)다.
사실 어디서든 터놓고 얘기해 보자.
버스.택시.선박.철도 등 교통요금은 신고제다. 신고 후엔 반드시 요금 조정이 이뤄진다. 심지어 국제선 항공요금도 신고제로 운용되고 있다.
그러나 어찌된 영문인지 국내선 항공요금만큼은 예고제다.
요금 인상시 20일 이상 사전예고만 하면 된다. 그것도 항공 운항에 따른 항공사 영업수지 내역 등에 대한 사전 설명이나 공개도 없다.
이번 대한항공처럼 항공사가 마음만 먹으면 일방적으로 요금 인상이 가능하다. 1999년 항공법 개정으로 국내선 항공요금 신고제가 폐지되고 예고제로 바뀐 때문이다. 당시 특혜 시비가 강하게 일었으나 정부는 밀어붙이기식으로 법 개정을 관철시켰다.
대한항공의 경우 이 해에 국내선 항공요금을 17% 인상한 데 이어 올해 최고 13% 인상을 예고하기까지 해마다 두 자릿수의 요금 인상을 강행하고 있다.
이로 인해 가장 큰 타격을 받는 지역은 단연 제주다. 그것도 직격탄이다.
도민들은 연륙교통수단을 대부분 항공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
항공료 인상은 물가안정과 제주관광에 악영향을 가져와 지역경제에 심각한 타격을 주기 때문이다. 자사 이익에만 눈이 어두워 도민과 지역경제의 위기는 안중에도 없다. 분통이 터진다.
이에 제주도민들은 너나 할 것 없이 정부와 대기업의 횡포를 강력히 규탄하고 있다.
상경투쟁과 함께 범도민궐기대회도 준비하고 있음은 너무나 당연하다.
때맞춰 제주도는 국내선 항공요금의 신고제 전환 등을 정부에 요구했다.
도는 이를 위해 관계부처는 물론 국회 등과 항공법 등 개정에 나선다니 그 결과가 주목된다.
더욱이 열린우리당과 한나라당이 이에 전향적인 자세여서 기대되기도 한다.
한 달여 제주사회 최대 관심사였던 도지사 재선거 등 6.5 지방선거가 끝났다.
2001년 도민궐기대회를 능가하는 도민적 저항이 만만치 않을 것임을 예고하고 있다.
정부와 항공사는 이를 직시하고 민의를 적극 받아들여야 한다.
항공요금 인상 철회와 항공법 개정이 더이상 미룰 수 없는 시대적 요구라는 사실을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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