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로움은 참을 수 있지만 다가올 겨울이 걱정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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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 때 느끼는 외로움은 참을 수 있지만 다가오는 겨울이 걱정이에요.”

조천읍 신촌리 김효정(23.여.가명).이석(21.가명).지석(14.가명) 3남매는 비록 보잘것없는 판잣집이었지만 6년간 희망을 품고 살아온 보금자리를 태풍 ‘루사’로 인해 한순간에 잃어버렸다.

더욱이 이들 3남매는 새 보금자리를 찾아 살림살이를 옮겼으나 집주인의 배려로 추석 전까지 내야 할 1년치 집세 130만원을 마련할 길이 없어 난감한 처지에 놓여 있다.

이들 3남매가 한때 양어장으로 사용됐던 하우스 내부에 합판으로 어설프게 짜맞춘 5평 남짓한 관리사에서 생활해 온 것은 6년 전 아버지의 사업이 부도나면서부터다.

아버지의 사업 부도로 인해 3년 전 부모가 이혼하면서 어머니는 집을 떠나버렸고 현재 연락도 되지 않는 상태.

아버지 역시 1년 전 정신지체 1급 판정을 받은 남동생 이석과 지석을 효정씨에게 맡겨 놓은 채 아무 말 없이 일본으로 건너가 버린 후 감감무소식이다.

그러나 효정씨는 국민기초생활보장수급자로 지정돼 행정당국으로부터 지원되는 생계급여 21만원을 갖고 두 남동생과 나름대로 희망을 품으며 생계를 꾸려 왔다.

이런 와중에 태풍 ‘라마순’ 당시 집이 침수되는 피해를 입은 데 이어 태풍 ‘루사’때 판잣집을 덮고 있던 양어장 하우스 차광막이 바람에 완전히 찢기면서 3남매는 다시 고난의 길로 나서게 된 것.

효정씨는 극단적 돌출행동을 보였던 정신지체자인 동생을 옆에서 보살피기 위해 직장생활을 한 달도 채우지 못하는 상황이 이어지면서 삶을 추스르기 위해 얻은 집의 방값 마련도 까마득한 실정이다.

효정씨는 12일 “현재 막내가 학교생활을 열심히 하는 등 공부에 흥미를 느끼고 있다”며 “이를 뒷받침하고 생계를 유지하기 위해 일자리를 알아보고 있으나 약물치료를 받고 있는 동생 문제로 쉽지 않은 상태”라고 가라앉은 목소리로 말하며 고개를 떨구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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