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등 국민, 열등 정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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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한 달간 전국에서 모아진 수재의연금이 791억원이나 된다.

사상 최고액이다.

지금까지 가장 많았던 1998년 집중호우 때의 풍수해 의연금 683억원의 기록을 갱신한 것이다.

이대로라면 이달 말에는 1000억원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15호 태풍 ‘루사’와 이에 앞선 영남지역 집중호우 때의 이재민들을 돕자며 의연금 모금에 참여한 국민은 11일 현재 총 500여 만명이다.

동전을 갖고 온 초등학생들, 소주 값을 절약한 노인들, 심지어 남한에 정착한 탈북자, 서민.농어민들까지 한푼 두푼 모으다 보니 이런 거액이 되었다.

아무리 생각해도 한민족은 1등 민족이요, 대한민국 국민은 1등 국민이다.

이번 수재민 모금운동에 적극 동참 해서만이 아니다.

임진왜란 때는 의병들이 나라를 구하는 데 목숨을 바쳤고, 조선 융희 연간에는 일본에 진 빚을 갚기 위해 남녀노소가 국채보상운동에 뛰어들었다.

6.25 한국전쟁 때는 국가가 부르기도 전에 많은 젊은이와 어린 학생들까지 자원 입대해서 죽음으로써 국난을 막았다.

불과 4년여 전 IMF 관리체제에서는 국가부도를 막기 위해 범국민 금모으기 운동을 벌였다.

돌반지, 약혼반지, 결혼반지, 환갑.진갑의 효도반지, 그리고 갖가지 기념 금목걸이 등을 온 국민이 서슴없이 내놓았다.

최근의 2002 한.일월드컵 축구대회 때는 또 어떠했던가.

'대~한민국’을 외치며 전국의 시가지를 붉게 물들인 수백만 명의 응원 인파는 전 세계를 깜짝 놀라게 했다.

그리고 우리는 월드컵 4강이라는 위업을 달성했다.

우리나라가 유구한 역사 속에 면면히 이어져 올 수 있었던 데는 이러한 민족적, 국민적 저력이 있었기 때문이다.

이 어찌 1등 민족, 1등 국민이 아니겠는가 말이다.

그러나 정치인들은 어떤가. 일부 국회의원과 일부 고위층 아들들 중에는 군대를 갖다 오지 않은 경우가 적지않다고 한다.

부정한 짓을 했다가 법망에 걸려든 부패 고위 공직자들도 상당수 있었음을 보아 왔다.

대통령 선거를 100일도 남겨 놓지 않은 시점에서 정권을 잡기 위해 이전투구하는 그들의 몰골을 보면서 이 나라 정치권은 열등생 중의 열등생이란 느낌이 든다.

1등 국민들 속에 어떻게 저러한 열등 정치가 섞일 수 있는지 의아스럽다.

우리 국민은 앞으로도 경제가 어렵든, 국난을 당하든, 천재지변을 만나든, 1등 국민답게 상부상조 하면서 잘 극복해 나가리라 믿는다.

다만 파당 싸움이나 일삼는 열등 정치를 혁파, 우량 정치로 개량하는 일만이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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