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우리는 글로벌 무한경쟁시대를 살고 있다. 경쟁력이 없으면 도태된다는 얘기다. 실상은 강자만이 독식하는 약육강식의 정글과 같다는 표현이 등장할 정도다.
그러니 해법들은 온통 ‘선택이 아닌 필수’로 귀결될 뿐이다. 이를 테면 녹색경영은 선택이 아닌 필수, 제2세계어 중국어는 선택이 아닌 필수, 대학생 경력 쌓기는 선택이 아닌 필수 등과 같은 식이다. 가히 ‘선택이 아닌 필수의 시대’다.
▲필수는 꼭 필요로 한다거나 반드시 있어야 한다는 뜻이다.
때문에 기본을 충실히 하고 경쟁력을 높이는 데 필수는 없어서는 안 된다.
그러나 자율성이 배제된 강제의 의미도 담고 있다. 개인적 관심과 흥미가 끼어들 틈도 없다. 가장 대표적인 곳이 우리의 교육현실이다. 두드러진 사례로써 선택과목보다 필수과목이 지나치게 많다. 이는 교육의 거의 모든 영역에서 학생과 학부모의 선택권이 지극히 제한돼 있다는 방증이다. 물론 필수과목은 정규교육과정상 학생들이 의무적으로 배워야하는 당위성을 갖는다. 그럼에도 의무수업조차 따라가지 못하는 학생들에겐 이보다 더한 고역이 없다. 그러나 선진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국가의 교육과정은 필수과목을 최소화하고 있다. 한 학기에 수강할 수 있는 과목이 필수 2, 3개를 포함해 많아야 6개에 그칠 뿐이다.
▲우리의 삶에 있어 긍정과 부정은 항상 존재하기 마련이다.
중요한 것은 무엇을, 어떻게 선택하느냐에 달린 문제다.
그러나 절실하게 깨닫는 것은 그동안 선택에서 최선이 별로 없었다는 점이다. 물론 그 때는 현명한 선택으로 여겼는데 지금와선 후회막심하기도 한다. 반대로 그 때는 마땅찮은 선택이었다 싶었는데 기대이상 되는 경우도 있다. 그런 게 우리네 삶이 아닌가 싶다.
하지만 21세기 ‘선택이 아닌 필수의 시대’는 삶을 각박하게 한다. 필수의 굴레에 빠진 우리 아이들은 학습동기를 키우기보다 오히려 잃고 있어서다. 또한 대학생과 기성인들은 단 하나 뿐인 존재를 당신의 것으로 드높이기보다 보이지 않는 손에 힘없이 끌려갈 뿐이다.
진정 ‘필수가 아닌 선택의 시대’는 도래하지 않을 것인가. 발상의 전환이 그립다.
<김범훈 논설실장>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저작권자 © 제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