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눔의 미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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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도 말고 덜도 말고 한가위 보름달만 같아라.

우리나라 최대의 명절인 추석이 다가오면 우리는 이러한 말을 자주 쓰게 된다.

오곡이 영글어가고 과일들이 주렁주렁 매달리는 계절에 추석 명절이 있어 마음만이라도 풍요로워지기 때문이 아닌가 싶다.

▲자연재해 사상 가장 큰 액수인 511억여 원의 재산피해를 낸 제15호 태풍 ‘루사’가 제주를 할퀴고 지나간 지 보름이 지나고 있다.

강풍과 집중호우를 동반한 태풍 ‘루사’로 인해 제주지역 도로, 하천, 항만, 어항 등이 유실되고 주택이 날아갔는가 하면 농경지가 침수되고 비닐하우스가 뜯겨 일부 농작물은 폐작을 한 것이나 다름없이 돼 버렸다.

주택이나 어선이 파손된 주민들이나 애써 가꾼 농작물이 침수피해를 입어 폐작되다시피한 농심은 태풍이 지나간 다음에도 까맣게 멍들어 가고만 있다.

더더욱 안타까운 것은 태풍 피해 복구를 위한 일손을 구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태풍으로 인한 피해를 딛고 일어서려는 농민들은 쓰러진 하우스를 일으켜 세우고 철거하는 작업에 나서고 있지만 일손이 달려 한숨만 쉬고 있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이러한 농민들의 아픔을 달래고 피해복구에 한 손이라도 더 거들기 위해 일반 도민들은 물론 군과 경찰, 공무원들이 피해 농가 일손돕기에 활발하게 참여하고 있다는 점이다.

물론 지금도 인력이 부족해 피해복구에 다소 시간이 걸리기는 하겠지만 이웃의 피해를 남의 일로만 생각하는 것이 아니라 자기의 일처럼 생각해 도움을 주는 모습이 아름답게 보인다.

제주지역의 뿌리 깊은 공동체 의식인 수눌음 정신이 오늘날에까지 이어지고 있다는 점에서 아직도 우리사회에는 이웃을 생각하는 정이 많이 남아있는 듯 싶다.

▲이러한 남을 도와주는 모습과는 달리 어처구니 없는 사건이 이 지역에서 발생해 마음을 씁쓸하게 하고 있다.

보도에 의하면 북제주군 구좌읍 행원리 마늘밭에서 마늘 파종에 맞춰 사용하기 위해 쌓아둔 비료 115포가 도난 당해 아내와 단둘이 마늘.당근 농사를 지으며 생활하고 있는 농민이 시름에 잠겨 있다고 한다.

태풍 피해를 이겨내고 다시 일어서기 위한 농심을 두 번이나 울리는 파렴치한 사건이 어떻게 일어날 수 있는지.

참으로 어이없고 황당스러운 일이다.

깊어 가는 가을, 풍요로운 결실의 계절이다.

이참에 우리 조상들의 뿌리 깊은 정신인 나눔의 미덕을 다시 한 번 되새겨 보는 것도 의미가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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