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여름 전국소년체육대회를 맞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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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9회 전국소년체육대회가 우여곡절 끝에 오늘(11일) 개막돼 14일까지 4일간 대전광역시 일원에서 열전에 돌입한다.

이번 대회에는 33개 종목에 선수와 임원 등 1만7000여 명이 참가해 그동안 갈고 닦은 기량을 겨룬다.

올해 대회는 개최 시기를 놓고 연초부터 논란이 끊이지 않았다.

문화체육관광부가 그동안 5월말∼6월초 열리던 대회를 학생 선수들의 학습권 보장을 명목으로 갑자기 방학 중에 개최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중간에 시·도체육회 등의 반발을 감안, 6월과 8월 분산 개최 움직임도 있었지만 결국 전국소년체육대회 사상 첫 ‘여름방학 대회’로 귀결됐다.

대한체육회는 무더운 낮 시간대에 경기를 진행하지 않고 야간에도 경기를 갖기로 하는 등 나름대로 대안을 제시하고 있다.

그러나 애초부터 일선 지도자들을 중심으로 경기력 저하는 물론 자칫 사고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끊이지 않았고, 대회가 가까워져도 이 같은 목소리는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대한체육회의 전국소년체육대회 홈페이지에도 불볕더위 속에서 열리는 대회를 이해할 수 없다는 일부 학생선수들의 반응과 안타까움을 호소하는 학부모들의 목소리가 쏟아지고 있다.

이 무더위 속의 대전에서 제주의 꿈나무 412명이 내 고장 제주와 학교의 명예를 걸고 23개 종목에 출사표를 던졌다.

바쁜 일상 속에서도 짬을 내 산과 바다를 찾는 재충전의 시기에 운동장과 체육관에서 구슬땀을 흘렸고 이제 결전의 시간을 기다리고 있는 것이다.

소년체전 개최시기는 현장에서 터져 나오는 이해 당사자들의 목소리를 중심으로 예상되는 제반 문제들을 종합적으로 감안해야 한다.

‘여름방학 소년체전’의 성패에 대한 섣부른 예단은 아직 이르다.

당연히 대회 종료 후 전문가와 관계자들이 머리를 맞대고 개최시기에 대해 신중하고 진지한 재검토가 이뤄져야 할 것이다.

그에 앞서 지금 우리에게 우선적으로 필요한 것은 대전에서 무더위와 싸우며 최선을 다하는 어린 선수들에게 한 번이라도 더 관심과 격려를 보내는 것이 아닐까 한다.

사실 종합순위도 없는 전국소년체전은 도민들의 관심사에서 우선순위가 크게 밀린다.

경기 결과에 관계없이 무관심 속에 묻히고 있는 게 현실이다.

최근 프로축구 K-리그 제주와 서울간의 경기를 취재하기 위해 서울월드컵경기장에 다녀왔다.

홈팬들의 열광적인 응원을 받으며 기세등등하던 서울 선수들을 보며 “관중이 없는 축구는 의미가 없다”던 박경훈 제주 감독의 말이 문득 생각났다.

박 감독의 말은 축구 등 프로무대에만 통용되는 말이 아니다.

우리의 어린 스포츠 꿈나무들도 도민의 격려와 관심을 자양분 삼아 자라기 때문이다.

도세가 약하고 좁은 지역일 수록 서로에 대한 관심은 더욱 절실하다.

소년체전 기간에만이라도 스포츠를 통해 내일의 꿈을 키워가는 어린 선수들과 현장의 지도자들에게 격려의 메시지라도 보내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든다.

불볕더위 속에, 갑작스럽게 태풍소식까지 겹치며 맞는 올해 전국소년체전은 시작 전부터 참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한다.<홍성배 체육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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