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예회관 제1전시실이 꽃향기로 물든다. 오는 9월 5~10일 제주미술협회장인 한국화가 김현숙의 ‘그 꽃’들이 흐드러져서다.
지난 4월 서울 공화랑에서 선보인 제10회 개인전 ‘관념의 정원에 핀 사유의 꽃’의 제주 전시다.
꽃은 형상은 있되 결코 객관의 것이 아니다. 작가의식에 의해 재구성된 것들이다. 하여, 화면은 아스라한 감성을 내재한 이름 모를 정원과 같다.
은밀한 조형적 소통을 꾀하며 생장을 거듭, 조화의 미를 발산하는 꽃. 색채를 숨기고 형태를 흩뜨린 채 온갖 자태를 드러내 보는 이의 감성을 자극하는 강도가 세다. 피고 짐을 통해 풍요를 일구는 자연이 아닌 관념 속 이상공간에 핀 터라 사유로 이끄는 흡입력이 강력하다.
꽃들은 수용성 안료특유의 번짐과 스밈이 효과적으로 응용돼 윤곽이 그려진 후 형상미가 더해져 비로소 ‘피어났다.’
침투와 방수란 상반된 성질의 혼용과 배채를 통한 은유이미지 차용, 명징한 형상미의 구축 등 대비와 충돌의 속성이 작업근간에 깔렸다.
김상철 월간 ‘미술세계’ 주간은 꽃 형상은 견고한 실(實)이나 본질은 일종의 허(虛)라고 평했다.
“작위를 통해 무작위를 구축하고 실로써 허의 공간을 연출한 그것은 이성에 적용되는 합리가 아닌 감성에 의탁돼 한층 풍부해졌다. 작가의 조형관은 동양적 사유와 일정한 연계를 지님이 여실하다.”
한편 김 작가는 올해 ‘미술세계’ 3월호 표지작가로 선정되고 지난 4.5월 갤러리미래 기획전과 새만금깃발축제에 참여하고 7월 통영아트페어에 출품하는 등 바쁜 행보를 펼쳐왔다.
문의 010-8661-0505.
<김현종 기자>tazan@jeju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