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에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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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육사(李陸史)는 ‘청포를 입고 찾아 올 사람’을 위해 은쟁반에 하얀 모시수건을 마련해 두었다.

또 ‘포도를 따 먹으면 두 손을 함뿍 적셔도’ 좋겠다고 마음의 준비도 단단히 했다.

찾아올지, 찾아온다면 언제 올 지, 어떻게 올지…, 이런 불확실성 속에서 준비를 한다는 게 아무나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1944년 북평(北平) 감옥에서 옥사했으니 그는 결국 청포를 입고 찾아올 사람을 만나지도 못한 채 저세상으로 갔다.

그러나 ‘청포를 입고 찾아올 사람’은 아직도 살아 있다.

▲올해 7월은 청포도가 너무 익을 만치 유난히 덥다.

그렇지만 ‘청포를 입고 찾아올 사람’을 기다리는 것은 올해도 마찬가지다.

이런저런 선거 때 자칭 1등 공신이라는 사람들은 ‘한자리’ 들고 찾아올 사람을 기다리며, 열대야 깊은 밤 목을 늘여 놓고 지새우고. 경제가 외환위기 때보다 더 나빠진다는 말에 눈치 빠른 졸부들은 아예 판을 거두고 ‘피서(避暑)’를 즐기며 때를 기다린다 하고.

무슨 무슨 ‘컨설턴트’라는 사람들은 이 구석 저 구석에 모여 수상한 이야기를 나누며 무엇(?)을 기다리고 있다고 한다.

▲문제는 기다릴 것이 없는 그야말로 별 볼일 없는 사람들이다.

그렇다고 땡볕에 앉아 땀만 졸졸 흘릴 수는 없지 않은가.

이런 세상에서 살아갈 ‘생존 10계명’이 인터넷에 나왔다고 해서 보니, 그럴 듯하기도 하고 아니 그럴 듯하기도 하다. 다만 이 10계명이 주는 교훈 중 어떤 어려움이 닥치더라도 이겨낼 수 있도록 자신의 능력을 키워야 한다는 데는 누구든지 공감할 것이다.

매사에 미리 미리 준비해서 나쁜 일은 없는 법이다.

▲우리 시대 10계명의 첫번째는 ‘낭비 시간을 없애라’는 것.

그 다음부터 순서를 보면 ②인적 네트워크를 확장하라 ③정보수집과 축적 ④사이버 사무실 구축 ⑤Two Jobs에 관심 ⑥술집보다 헬스클럽으로 ⑦교육훈련을 받아라 ⑧아이디어를 메모하라 ⑨공인자격증을 따라 ⑩컴퓨터와 인터넷에 전문가가 돼라 등이다.

세상은 넓고 시간은 머물지 않듯, 사람도 가치도 변한다.

또 7월이라고 아무 집이나 청포도가 주저리주저리 열리지 않는다고 한다.

준비하고 또 대비하고 기다려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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