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금만 생각을 바꾸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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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북제주군청 지적직 공무원 3명이 힘을 모아 지적도면 전산화작업을 자체적으로 완료해 6000만원의 예산을 절감했다 한다.

이전에 돈 들여 맡긴 용역 결과를 본떠 ‘우리끼리 한 번 해보자’고 의기투합해 무려 8개월간 컴퓨터와 씨름했다.

미숙하게 처리된 게 아닌가 의구심이 들었지만 이전에 마무리된 도면까지 깔끔하게 정비해 되레 도면의 정확성을 기했다.

또 얼마 전에는 서귀포시청 재정과의 한 직원이 중복 구입 후 사장되고 있는 사무용품 이용률을 극대화해 예산을 아끼는 방안을 연구 발표해 공직사회에 반향을 불러일으킨 바 있다.

구성원들이 의식을 조금만 바꾸면 시민들의 혈세로 짜여진 예산을 크게 절감할 수 있다는 매우 값진 사례로 평가받기에 충분하다.

반면 감사원이 지난 한 해 정부 각 부처와 산하기관, 지방자치단체 등을 상대로 감사를 실시한 결과 모두 4079건의 위법.부당사항을 적발했다고 최근 밝힌 바 있다.

이에 따라 감사원은 786명에 대한 인사조치를 해당기관에 요구했으며 변상, 추징, 회수 등의 시정을 요구한 금액만 2505억원에 달했다.

국가조직의 재정을 제 호주머니의 돈처럼 멋대로 주무르고 만용을 부렸다는 얘기다.

최근 국가재정을 키우지는 못하면서 여기저기 목돈을 쓸 생각만 하는 정부의 모습은 더 고약하다.

국가 채무가 정부 전망으로도 올해 말 200조원에 육박한다는데 경제원리를 무시한 채 감당하지 못할 사업들이 계속 쏟아져 나오기에 그렇다.

대선에서 크게 재미를 봐 일사천리로 강행되는 수도 이전 사안을 비롯해 미래형 혁신도시 건설, 확신감이 결여된 자주국방, 각종 복지정책 확대 등등.

고령화 사회에 따른 재정수요 급증과 국민의 80% 이상이 반대 목소리를 높이고 있는 국민연금 부실문제도 예외는 아니다.

경기침체의 긴 터널 속에서 경제의 활력은 빠른 속도로 무너지고 있고 국가 전체로 볼 때도 돈이 생길 곳이 없는데 중심을 단단히 잡아야 할 정부가 되레 매사에 도박을 거는 듯한 모습에 불안하기까지 하다.

대통령과 장관 등 고위정책 결정 집단은 정치적이고 이념적일 수밖에 없다.

하지만 공직사회는 무릇 법령과 정치적 지원 아래 상관의 지시에 따라 행정업무를 수행한다.

그래서 지금처럼 국가적 대사마다 논란이 야기될 때는 위민행정에 솔선수범해야 하는 일선 공무원들로 하여금 혼란에 빠지게 할 뿐만 아니라 무기력증에 빠지게 한다.

심하면 일상적 업무조차 소홀히 하는 무책임, 무소신, 무기강을 불러들이는 이른바 ‘복지부동’에까지 이르게 한다.

하물며 행복을 생의 최고의 선으로 목표 삼고 기약없이 내달리는 국민들이야 두 말할 나위가 있겠는가.

특히 어떤 이유에서든 국민을 지금처럼 끝없는 소용돌이로 몰아넣는 것은 국가경영의 주축인 정부의 잘못이 크다.

‘웰빙’과 ‘10억 만들기’ 등 행복이 화두가 되는 오늘날에는 정부가 맡은 대표적인 역할 중의 하나가 국민 행복 증진이다.

수입을 생각하지 않고 우선 단맛에 겁 없이 신용카드를 그어댄 사람들은 요즘 빚의 무서움과 함께 국가정책의 허술성을 절감하고 있다.

아무리 명분이 거창해도 나라 장래를 나락에 빠뜨릴 위험이 조금이라도 감지된다면 냉철한 현실 인식 아래 다시 생각하는 지혜를 가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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