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연 선상 음악회를 감상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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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는 내리지만 간간히 달빛 비치는 시원한 여름밤이다. 한마디로 월하청하야(月下淸夏夜)란 표현이 적절할 것 같다. 병풍바위 어우러진 연못에서 배 띄워놓고 음악을 감상하며 풍류를 즐긴다. 장구에 맞춰 들려오는 대금소리와 해금소리, 그리고 소금소리는 비췻빛 물결을 타고 허공을 맴돌다가 귓가에서 멈춘다.

 

한국음악의 대표작으로 손꼽힌다는 ‘수제천’. 수명이 하늘과 같이 가지런하다는 뜻으로 오래살기를 기원하는 의미를 담고 있다. 궁중에서 궁중무용의 반주나 왕의 행차 시에 연주하는 궁중음악이다. 또 하나의 음악은 ‘수룡음’이다. 물속의 용이 읊조린다는 의미로 조선시대에 궁중과 선비들의 풍류방 음악문화를 동시에 보여주는 악곡으로 평화로움을 나타낸다.

 

필자는 용연에서 이러한 음악들을 전통음악의 총본산인 국립국악원 정악연주단의 연주로 감상을 하고 있으니 곧 선비가 된 듯 나를 아는 모든 이들의 영혼을 일깨우고 싶다.

 

옛 선인들은 조선시대부터 기망날(旣望日)에 모여 시를 짓고 시조를 읊으며 주연을 베풀어 노래와 춤을 추면서 연회를 베풀면서 이곳을 용연야범(龍淵夜泛)이라 했다. 자연친화적인 행사를 했다는 점에서 신선사상이 배어있었음을 알 수 있다. 또한 이곳을 선유담(仙遊潭) 혹은 취병담(翠屛潭)이라고도 불렀다.

 

선유담이라 함은 신선들이 모여 놀던 연못이라고 하여 붙여진 이름이 아닌가 싶고. 취병담이라 함은 병풍과 같은 암벽으로 둘러싸인 풍광과 연못 때문에 붙여진 이름이 아닌가 싶다.

 

이형상목사의 탐라순력도에는 병담범주(屛潭泛舟)로 표현하고 있다. 용이 살았다 하여 가뭄에 기우제를 지내면 영험이 있다고도 한다. 양쪽에 높이 7~8미터의 기이한 바위들이 병풍처럼 둘러있을 뿐 아니라 용천수와 바닷물이 어우러져서 물이 차다.

 

2005년 4월 출렁다리가 복원되어 지금은 제주도민은 물론 관광객들이 많이 찾고 있는 명소가 됐다. 이곳 용연 암벽에는 김영수(金永綏)목사가 남긴 오언장율(五言長律)을 비롯해 마애명(磨崖銘)이 많이 있음도 볼 수 있다.

 

이처럼 자연과 함께 펼쳐지고 있는 용연선상음악회는 1999년부터 매년 개최되고 있다. 고전음악과 현대음악이 어우러진 것이 매력일 뿐 아니라 볼거리가 풍부해서 좋다. 내년 음악회가 벌써 기다려진다.

 

<현태용 수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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