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위를 먹어서 그런가. 여름철만 되면 폭력사건 등 강력 범죄가 많아진다고 한다. 기온이 높을수록 공격적이고 충동적인 심리상태가 되기 쉽고 두통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지난해 7.8월 제주에서만 벌어진 폭력사건은 모두 906건인 것으로 집계됐다. 하루 평균 14.6건이 발생한 셈이다.
왜 그럴까.
아마 불쾌지수(不快指數)와 무관하지 않을 듯 싶다.
불쾌지수는 날씨에 따라 인간이 느끼는 불쾌감의 정도를 기온과 습도를 조합하여 나타내는 수치를 말한다. 즉, 공기의 온도와 공기 중의 습기의 양의 상대적 비교로 얼마나 불쾌하게 느끼느냐를 말해주는 척도인 것이다. 장마와 무더위가 반복되는 여름철에는 특히 사람들의 불쾌지수가 높아져 평상시의 신체리듬을 잃기 쉽다.
미국의 기후학자인 톰(Thom.1957년)에 의해 제창된 불쾌지수는 건구온도와 습구온도를 각각 재어서 (건구온도+습구온도)×0.72 +40.6의 식에 의해 구해진다.
불쾌지수가 80 이상이면 50% 정도의 사람이 불쾌감을 느끼고 83 이상이면 전원 불쾌, 등급 중 가장 높은 86 이상이면 매우 불쾌감을 느끼며 견디기 힘든 상황에 이른다.
한 의학 실험에 따르면 불쾌지수가 90 가까이 오르고 기온이 40도가 되면 체내 염분이 땀으로 모두 나와 버려 뇌세포가 제 기능을 발휘하지 못한다고 한다.
연일 폭염으로 불쾌지수가 80 이상을 웃돌고 있는 제주에서도 지난 12일에는 불쾌지수가 84까지 오른 적이 있다.
한마디로 누가 건들면 폭발할 위험한 수치인 것이다.
요즘처럼 후텁지근하고 불쾌지수 높은 날 서로 격려하고 마음에서 우러나오는 듣기 좋은 말 한마디는 에어콘에서 나오는 찬바람과 얼음물보다 더 시원한 청량제가 되지 않을까.
찜통 더위에도 묵묵히 일하는 사람들이 많은 요즘 우리 모두를 위해 짜증내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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