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은한 묵향처럼 이웃 도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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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년째 장애인 서예교실 운영 김선영 원장
“비록 제가 서예를 장애인들에게 가르치고 있다고 하지만 그분들에게서 삶에 대한 자세와 의지 등 많은 부분을 오히려 배우는 입장이에요.”

은은한 묵향에 취하듯 장애인들과 어려운 이웃을 위해 봉사하는 김선영 원장.

제주시 일도2동에서 서예학원을 운영하는 김 원장은 매주 3일을 탐라장애인종합복지관에서 장애인들에게 서예를 가르치고 있다.

2004년부터 시작한 서예교실에서는 뇌병변장애, 지체장애를 가진 이들이 먹을 갈고 붓을 갈며 정성스레 한자 한자 붓글씨를 써내려가면서 자신을 가다듬고 있다.

서예학원을 운영하던 김 원장은 학원생들 중 가출을 하는 학생이 발생하자 이들의 심리를 이해하고 올바른 교육을 하기 위해 대학에서 청소년상담심리치료사를 공부하면서 자연스럽게 사회복지를 고민하게 됐다.

김 원장은 장애인들과 독거노인을 돕는 일들을 하다 탐라장애인종합복지관에서 김성이 전 보건복지가족부 장관의 강연을 들으면서 본격적으로 장애인들에게 서예를 가르치게 됐다.

“봉사라는 것은 자신이 갖고 있는 달란트(각자의 타고난 자질)를 갖고 일상에서 접목해야 된다”는 김 전 장관의 강연에서 자신이 갖고 있는 능력인 서예를 통한 봉사를 생각한 것이다.

김 원장은 “선천적으로 장애를 갖고 태어난 분들도 있지만 사고나 질병 등으로 중도장애를 가진 분들도 많다”며 “심리적 상실감이 크다보니 자살충동을 느끼는 경우도 있는데 서예를 통해 심리적 안정감을 찾고 재활의지를 다질 수 있어 장애인들에게 매우 좋다”고 말했다.

김 원장은 서예를 통해 장애인들이 자신감을 회복해 당당하게 일상생활을 해 나가는 모습에서 깊은 감동을 받는다.

장애인들이 불편한 몸이지만 놀라운 집중력을 발휘하며 붓글씨를 써내려가는 모습에서 김 원장은 삶에 대한 인내와 배려, 불굴의 의지를 배울 수 있게 돼 오히려 더 감사한 생각이 든다고 밝혔다.

김 원장은 장애인 서예교실 외에도 제주대학교 평생교육원에 한문 서예반을 개설해 한문과 서예를 가르치고 있으며 제주시 삼도1동 주민자치센터에서 주민들을 위한 서예반을 운영하고 있다.

지난 12월 디스크 파열로 4개월간 꼼짝없이 병원에 누워 지내면서 장애인들의 마음과 입장을 더 잘 이해하게 됐다는 김 원장은 “힘들어 기대려는 사람에게 어깨를 빌려주고 손을 내밀어주는 것이 봉사라고 생각한다”며 “생전에 모친께서 하신 ‘사람들을 위해 보살피고 봉사하는 삶을 살라’는 말씀을 지키려 노력하며 살 생각”이라고 말했다.

<현봉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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